해외 개설 홍콩민주화 사이트 일시폐쇄…"홍콩경찰이 경고"
네이선 로 "중국 영향력이 멀리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을 탈출한 민주활동가 8명이 해외에서 운영해온 웹사이트가 최근 갑자기 폐쇄됐던 사실이 알려졌다.
4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네이선 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2021HK차터.com'이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나흘간 갑자기 폐쇄됐었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멀리까지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인 로는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제정되자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지난 3월 호주에 정착한 테드 후이 전 입법회 의원, 미국으로 도피한 식스투스 바지오 렁 전 입법회 의원 등 해외로 탈출한 홍콩 민주화 활동가들과 함께 '2021 홍콩헌장'을 발표하고 이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은 헌장에서 "우리는 홍콩에 약속된 자유와 자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고 밝혔다.
로는 홍콩 경찰이 지난달 24일 이 사이트의 서버를 운영하는 이스라엘 회사 윅스에 서한을 보내 해당 사이트의 게시물이 홍콩보안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72시간 이내에 폐쇄하지 않으면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으면 10만 홍콩달러(약 1천441만원)의 벌금과 징역 6개월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2021HK차터.com'은 전날 밤 복구됐다.
로는 "윅스는 사이트를 복구하면서 실수였다고 했으나 다른 설명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성명에서 "홍콩 밖에 있는 웹사이트마저 중국이 국가 전복적이라고 여긴다는 이유만으로 폐쇄될 수 있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민주국가들은 특히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중국의 확대되는 힘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중국의 새로운 형태의 해외 검열로부터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튼튼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RTHK는 이와 관련해 홍콩 경찰은 개별 사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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