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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 브라질 '반 보우소나루' 시위에 불 댕기나
지난달 말 이어 19일 대규모 시위 예고…대통령 탄핵 등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가열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2021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시위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좌파 정당들과 시민·학생 단체, 노동계 등은 오는 19일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3차 확산이 우려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백신 접종 확대, 인명피해에 대한 책임자 처벌,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시위에서는 코파아메리카 개최에 반대하는 주장이 터져 나올 것으로 보여 대회 운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2021 코파아메리카는 오는 13일부터 7월 10일까지 계속되며, 남미 10개국이 2개 조로 나뉘어 경기를 치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파아메리카가 수도 브라질리아와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시, 중서부 쿠이아바시, 중서부 고이아니아시 등 5개 도시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1곳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브라질 언론은 19일로 예정된 시위를 두고 2013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상황을 떠올리고 있다.
2014 월드컵 축구대회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당시 시위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반대하며 시작됐으나 부패 척결과 공공 서비스 개선, 복지·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하는 국민적 저항운동으로 확대됐다.
이후 지우마 호세프 당시 행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급추락하면서 정치적 위기 상황이 조성됐고, 결국에는 2016년 호세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초래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브라질 내 210여 개 도시와 14개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보우소나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백신 접종 확대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연장,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 등과 함께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전날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TV와 라디오를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는 데 맞춰 전국에서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벌여 민심 악화를 반영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성인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경제회복을 앞세우며 봉쇄 조치를 비판하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최근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부정적 45%·보통 30%로 나왔다.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긍정적 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적 평가는 가장 높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49%·반대 46%로 나왔다. 다타폴랴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찬성이 우세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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