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12일 만에 꺼졌지만, 선미부터 가라앉아…먼바다로 옮겨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기름과 가스, 화학물질이 잔뜩 실린 3만7천t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침몰하기 시작해 비상이 걸렸다.

2일 AP통신, AFP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적선 MV X-프레스 펄호에 발생한 화재가 12일만인 전날 완전 진화됐지만, 이날 오전 선미부터 가라앉기 시작해 더 큰 '악몽'이 발생했다.
MV X-프레스 펄호는 지난달 20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지점에서 입항을 기다리다 화재가 발생, 화학 물질이 불길을 키웠고 내부 폭발까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선원 25명 전원은 지난달 25일 헬기 등으로 탈출했고, 스리랑카 당국은 이들의 출국금지를 명령했다.
스리랑카, 인도, 네덜란드가 합심해 전날 완전 진화에 성공했지만 불을 끄려고 쏟아부은 엄청난 양의 물과 선체 파손으로 컨테이너선이 가라앉고 있다.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은 "예인선을 동원해 사고 선박을 먼바다로 끌어내려 하자 침몰이 진행되고 있다"며 "콜롬보항 앞바다에서 침몰하면 심각한 오염이 발생하기에 배를 더 먼 바다로 끌어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발표했다.

길이 186m의 사고 선박에는 1천486개의 컨테이너가 실렸는데 이 중에는 인도에서 선적한 질산 25t과 다른 화학물질도 실렸다.
특히 연료탱크에는 278t의 벙커유와 50t의 가스가 실려있기에 침몰시 인도양에 끔찍한 재앙이 될 수 있다.
화재 진화작업으로 이미 많은 양의 플라스틱 등 잔해가 스리랑카 해변으로 밀려왔고, 사고 선박에서 나온 기름띠가 콜롬보에서 40㎞ 떨어진 해변에서 발견됐다.
컨테이너에 실렸던 플라스틱 알갱이 여러 t이 바다로 쏟아지면서, 일대의 어업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다르샤니 라한다푸라 해양보호국장은 "생태계에 미칠 피해는 여전히 분석 중이지만, 내 생애 최악의 사건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호주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생태계 피해 규모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경찰은 화재가 발생하기 9일 전인 지난달 11일부터 질산 누출이 있었고, 이를 선원들이 알았던 것으로 보고 선장과 기관장 등 책임자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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