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위에 발목 잡힌 코파아메리카…브라질로 개최지 변경
콜롬비아·아르헨티나 공동개최 무산…개막 2주 앞두고 장소 옮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축구 국가대항전인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가 개막을 채 2주도 안 남긴 상황에서 결국 개최 장소를 옮기게 됐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31일(현지시간) "2021 코파 아메리카가 브라질에서 열린다"며 경기장 등 자세한 내용을 곧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기간은 6월 13∼7월 10일로 종전과 동일하다.
연맹은 대회 개최를 위해 문을 열어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1916년 창설된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 대륙 최대의 축구 국가 대항전이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축구 국제대회다.
4년 주기 개최가 원칙으로, 이번 제47회 대회는 당초 지난해 6월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가 처음으로 공동 개최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한 해 미뤄졌다.
그러나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공동개최지 중 한 곳인 콜롬비아에서 지난달 말부터 거센 반정부 시위가 불붙으면서 대회를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시위 사태 이후 콜롬비아에서 치러진 축구 경기들이 시위 현장 최루가스로 파행이 되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남미축구연맹에 대회 연기를 요청했으나 연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콜롬비아에서 치러지려던 경기를 다른 곳으로 재배정하기로 하기로 지난 20일 결정했다.
아르헨티나는 자국 단독 개최 의사를 밝혔지만, 아르헨티나 역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최근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최고치를 경신하며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남미축구연맹은 결국 30일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아르헨티나의 코파 아메리카 개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튿날 브라질을 대체 개최지로 발표한 것이다.
또 한 차례의 대회 연기는 막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코파 아메리카 직전 대회 개최지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세 번째로 많은 나라로, 여전히 하루 5만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다. 지난 주말 브라질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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