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민주인사 중형선고 판사 협박에 '엄벌' 경고
"홍콩의 법치뿐만 아니라 홍콩보안법을 위반하는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홍콩 범민주진영 인사들에 중형을 선고한 판사에 대한 비판 여론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과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등 중국 정부의 홍콩 사무소 2곳은 전날 각각 성명을 통해 해당 판사를 위협하는 행위는 용인할 수 없으며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8일 홍콩 웨스트카오룽 법원은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 등 범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 8명에 대해 2019년 10월 1일 불법 집회와 관련해 징역 14개월~18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후 해당 재판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한 가운데, 일부는 그에게 협박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 해당 판사가 판결 이후 3통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련판은 "판사에 대한 위협은 법적 한계선을 넘어서는 것으로 법치를 노골적으로 약화하고 공공의 이익에 큰 피해를 안긴다"며 "홍콩 당국이 조속히 법을 위반하는 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홍콩의 법과 질서를 수호할 것을 전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격한 피고들은 마땅한 처벌을 받았다"며 "사회는 판사들의 두려움없는, 불편부당한, 사심없는 정신에 존경을 표해야한다"고 했다.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이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이런 악덕한 행동은 홍콩의 법치뿐만 아니라 홍콩보안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반드시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SCMP는 홍콩을 두 쪽으로 갈라놓은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 사법부는 범민주 진영과 친중 진영 모두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친중 진영에서는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이들에 대해 법원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판하고, 범민주 진영에서는 법원이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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