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찾은 마크롱 "백신 지원하고 생산 돕겠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수백만 회분 제공하고 남아공 등의 백신 개발 역량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수도 프리토리아의 대통령궁 유니온빌딩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eNCA 방송 등 현지매체와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남아공과 인도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동안 코로나19 백신 등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한시적으로 면제하자고 로비하는 것과 관련, "나는 전적으로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끄는 싸움을 응원하고 모디(인도) 총리도 동의한다"면서 "우리는 가급적 빨리 생산할 것이고 어떤 지재권 장애도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자체적으로 백신을 생산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치우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다만 당면한 우선 사항은 백신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남아공은 대중 접종 캠페인을 느리게 시작했다. 내년 2월까지 4천만 명 정도를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금까지 접종자는 76만1천903명에 불과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프랑스가 모잠비크의 극단주의 소요 대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모잠비크 북부 카부델가두 주의 국제 천연가스 개발 사업지에서 일어난 소요로 7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은 이 프로젝트에 200억 달러(약 22조3천억 원)를 투자했으나 지난 3월 폭력 사태 후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단 모잠비크와 16개 회원국의 지역 블록인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지원 요청이 있을 때 프랑스가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둘 다 마스크를 쓴 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나의 좋은 친구"라면서 다른 서구 지도자들과 달리 아프리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주권을 존중한다고 평가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마크롱 대통령이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와 중소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르완다를 방문해 1994년 투치족 대학살과 관련한 프랑스의 책임을 인정한 데 이어 이날 이틀 일정으로 남아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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