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기동성·적재공간…'삼박자' 갖춘 경형 밴 판매 늘었다
올해 1∼4월 판매 63% ↑…코로나로 배달 늘고 다마스 막바지 수요 몰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경제성과 기동성, 적재공간의 삼박자를 갖춘 경형 밴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이 늘며 소상공인 수요가 증가한데다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던 다마스의 단종으로 막바지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경형 밴 판매는 4천373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0% 증가했다.
기아의 레이 밴이 49.0% 증가한 2천352대 팔렸고, 모닝 밴은 77.1% 증가한 967대로 집계됐다. 한국GM의 다마스 밴은 1천54대로 작년 동기 대비 88.9% 증가했다.
밴은 화물칸이 달린 차량이다. 통상 앞 좌석만 있고 뒷좌석을 제거해 짐칸으로 만든 차를 차명 뒤에 밴을 붙여 부른다.
경형 밴은 차체 크기보다 화물 적재 공간이 커서 소상공인이 생계형 차량으로 선호한다. 차체가 작아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운전이 수월하고 주차 부담도 적다. 뒷좌석은 적재 공간으로 만들어 이륜차보다 넓고 안정적으로 짐을 싣고 다닐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배달을 주로 하는 업종 중 안정적인 적재 공간이 필요한 꽃집, 떡집 등에서 특히 경형 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부품이 필요한 애프터서비스(A/S) 업무 등을 위해 경형 밴을 구매하는 법인 사업자도 많다.
뒷좌석이 없어 가격도 일반 승용 모델보다 저렴하다. 레이의 경우 밴 모델이 비슷한 사양의 승용형 모델보다 100만원 정도 더 싸다.
작년에 레이 밴을 기반으로 개조한 캠핑카가 등장하는 등 코로나19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차박'(자동차+숙박)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형 밴은 그동안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됐으나 작년 9천734대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V자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경차·경상용차 내에서 밴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1∼4월 판매 기준으로 상용차인 다마스의 밴 비중은 64.7%로 작년 동기(61.3%) 대비 3.4%포인트 늘었다. 레이의 밴 비중은 19.2%에서 20.1%로, 모닝의 밴 비중은 4.0%에서 8.0%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경형 밴의 판매 호조가 다마스 단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마스의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 사려는 수요가 몰린 탓이다. 이 중 일부는 다마스를 포기하고 레이 밴이나 모닝 밴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GM은 올해 1분기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의 생산을 중단했다. 1991년 출시 이후 30년 동안 37만대 이상이 판매됐던 '스테디 셀링카'다.
다마스를 생산하던 창원공장에는 2023년 상반기 신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 출시 목표에 맞춰 지난 3월 도장공장을 준공했다.업계 관계자는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상 일반 경차 판매는 매년 줄고 있지만 경형 밴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며 경차 전체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며 "다만 레이 밴 등이 다마스 수요를 모두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여 다마스의 단종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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