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 "北 침몰 화물선·구조 유조선 모두 밀수 상습범"
후루카와 전 유엔 전문가패널 위원, 산케이 칼럼 통해 주장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지난 22일 동해상에서 침몰한 북한 선적 화물선 '청봉호'와 이 선박에 탑승한 선원을 구조한 북한 유조선 '유정 2호'는 모두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밀수 상습범'이라고 일본의 안보 문제 전문가가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을 역임한 후루카와 가쓰히로(古川勝久)는 28일 자 '침몰한 북한 화물선의 정체'라는 제목의 산케이신문 칼럼에서 이런 주장을 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청봉호는 22일 오후 2시 32분께 일본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 제도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약 48㎞ 떨어진 해상에서 침몰했다.
청봉호 승조원 21명은 전원 구명정으로 탈출했고 인근 해상을 지나던 유정 2호에 의해 전원 구조됐다.
후루카와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청봉호와 유정 2호는 "오랜 기간에 걸쳐 미국 등 관계국이 추적해온 선박"이라며 승조원 전원은 반복적인 유엔 대북 제재 위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봉호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은 해상보안청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수배자'가 눈앞에서 떠나가는 것을 지켜봤던 모양이라며 "좀 더 뭔가 할 수 없었느냐"고 지적했다.
후루카와의 설명에 따르면 청봉호는 2015년 8월까지 '블루누벨르' 혹은 '그린라이트'라는 이름으로 키리바티공화국 또는 캄보디아 선적으로 국제해사기구에 등록돼 있었지만, 당시 북한 최대 해운사 원양해운관리회사(OMM)가 운영하는 북한 선박이었다.
OMM은 2013년 7월 대형 화물선으로 쿠바에서 북한으로 대량의 무기를 밀수하던 중 파나마운하에서 현지 당국에 적발돼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고, 청봉호는 OMM가 관할하는 선박으로 역시 제재 대상이 됐다.
후루카와는 유정 2호도 유엔 제재를 상습적으로 위반한 유조선이라며 2018년 2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석유 제품 해상 환적을 하다가 해상자위대 호위함과 초계기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그는 청봉호와 유정 2호는 미국 정부 등의 감시를 피하려고 통상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해한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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