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중 무역협상 대표 첫 통화(종합2보)
USTR "우려사항 문제 제기" 상무부 "실무적·건설적 교류"
미국 '구매부족' 불만, 중국은 '재협상' 희망…'교체설' 류허 계속 등판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한종구 특파원 =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대표가 26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와 류허(劉鶴) 부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포함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USTR은 이와 관련,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동자 중심 무역 정책을 비롯해 미중 무역관계 전반에 걸친 핵심 원칙을 전달하고, 우려 사항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류 총리와 타이 대표가 평등하고 상호존중 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실무적이며 건설적인 교류를 했다고 전했다.
또 양국의 무역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 한 뒤 각자의 관심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지속해서 소통하기로 했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중 무역협상 대표가 공식 접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중 무역대표가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1단계 무역합의 진행 상황을 점검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작년 8월이었다. 당시 전화 통화에는 미국 측에서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통화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한층 수위를 더해가는 가운데 이뤄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갈수록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실질적 위협으로 판단, 경제 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인권 등 전방위에 걸쳐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추가 조사를 지시, 전선을 한층 넓히고 나섰다.
한편 타이 대표는 이번 통화에 앞서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여전히 중국과 무역 및 경제 관계에 있어 매우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전반적인 미중 관계에서 조망돼야 하는데, 이 자체가 굉장히 위태한 상황"이라며 "전 분야에 걸쳐 우리의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앞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 2020년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중국측에서 2020~2021년에 걸쳐 2017년 대비 총 2천억달러 어치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상황으로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타이 대표는 지명자 시절부터 합의 이행을 강하게 촉구해 왔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올해 1∼4월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해야 할 대상 상품 규모는 645억 달러에 달하지만 실제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대상 상품은 471억 달러에 그쳤다.
반면 중국 측은 원론적으로는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관변 학자들을 언론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국제 무역 환경 변화 등을 이유로 자국의 구매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협상'을 하기를 원하는 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1단계 무역합의는 중국, 미국, 세계에 모두 도움이 된다"며 "(미중) 쌍방이 함께 노력해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합의 이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화에서 양국 대표들은 먼저 지난 1단계 무역합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면서 향후 이행 계획에 관한 자국의 기본적 입장을 피력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정부가 대미 무역협상 대표를 류 부총리에서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로 교체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지만 이날 중국 측에서는 류 부총리가 계속 대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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