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파이 혐의' 교수 석방 촉구에 중국 "헛수고"
가족 "변호사에 무죄 주장…중국 정부 발표와 달라"
정부 "증거 명확…국가안보 위협행위 단호히 타격"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일본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중국에서 구류 중인 중국인 교수의 가족이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 중국 정부가 "중국 사법에 관여하려는 시도는 헛수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27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재일본 중국인으로 홋카이도(北海道) 교육대학 교수였던 위안커친(袁克勤) 사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위안커친은 2019년 중국에 들어간 뒤 연락이 두절됐고,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3월 그의 검거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가 자백했고 사실이 분명하며 증거가 명확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혐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측은 "위안커친이 일본 정보기관의 요구에 따라 오랫동안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검찰에 기소됐고 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위안커친의 가족과 일본학자들은 그동안 석방촉구운동을 벌여왔으며, 지난 25일에도 일본에서 그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NHK에 따르면 위안커친의 아들은 "이달 초 처음으로 변호사 접견이 허용됐다"면서 "(위안커친이) 변호사에게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가 혐의를 자백했다는 그동안의 중국 측 발표와 다르다는 것이다.
홋카이도대 이와시타 아키히로 교수는 "학자들이 중국 방문 시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경우, 양국 간 학문교류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일본 정부가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자오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그가 자백했고 증거가 명확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가족 등을 향해 "사실관계를 잘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체하는 것이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가안보를 해치는 사람은 당연히 법에 따른 제재를 받아야 한다"면서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중국 사법에 관여하려는 시도는 헛수고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인들이 간첩행위로 중국법을 어긴 다수 사건을 볼 때, 누가 양국 간 정상적 인적교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지 명확하다"면서 "정상적 인적 교류를 지지하는 중국의 입장은 변함없지만,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단호히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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