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韓미사일 中 위협론'에 "미국 언론의 이간질"(종합)
중국 관변학자 "한국, 한중 관계 차질 막으려는 노력해야"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한국 미사일이 중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는 27일 "미국 언론이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이간질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된 미사일 지침 해제로 한국이 개발할 수 있는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800㎞' 제한이 없어졌다.
이에 대해 미국 디펜스뉴스는 '향후 한국군의 미사일이 중국 내륙을 위협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환구시보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달리 한국 탄도 미사일 수준은 제한적이라면서 "사실상 중국을 위협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군사 전문가는 이 신문에 "기술적으로 한국의 탄도 미사일은 높은 수준이 아니고 시험 발사 횟수도 적었으며 첨단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뚫는 부분의 경험도 부족하다. 타격 위력과 신뢰성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미사일이 몇 기 늘어난다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변화시키지는 못 할 것이며 중국을 위협하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로 중국 일부 대도시가 한국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지적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하는 대신 "한미 관계의 발전이 중국 등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대만 문제가 언급된 것에 반발한 가운데 중국 관변학자는 한국에 한중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한중 간 특수관계에 비춰 우리 정부는 중국 내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계속 자제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 특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우리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날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의 입장에서 정 장관의 발언은 잘못한 것을 안다는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한국이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을 언급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대범하게 인정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뤼 연구원은 "한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말았어야 한다"며 "한국은 한중 관계에 차질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하고, 미국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도 멈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대만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나왔을 때보다는 대응이 온건했다.
뤼 연구원은 "중국은 항상 대만과 관련 문제에 불만을 표시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은 한국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을 비난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의 계획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중국과 한국 사이에 불화를 조장하는 것이며 미국은 한국을 현재의 미중 균형정책에서 이탈시켜 중국 봉쇄에 동참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한국 기업들이 한중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데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한국이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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