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플로이드 1주기에 유족 위로하며 경찰개혁법 통과 촉구
"경찰, 맹세 어기면 책임져야"…'조지플로이드法' 상원서 경찰면책특권 놓고 공방
유족 "더는 두려움 없이 살아야"…사건발생 미네소타州 '9분29초' 침묵의 시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1주년을 맞아 플로이드의 유족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1시간 이상 진행된 유족 접견에서 이들에게 애도를 거듭 표하면서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추진 중인 경찰 개혁법안의 조속한 의회 통과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접견 후 낸 성명에서 "사랑하는 형제와 아버지가 살해당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 첫해 가족은 몇 초 전에 뉴스를 접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며 "끔찍한 9분29초가 재생될 때마다 그들은 고통과 슬픔을 되새겨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의회가 경찰 개혁법안인 이른바 '조지플로이드법'을 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 법의 통과 목표 시한을 이날로 잡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법 협상이 현재 의회에서 진행 중"이라며 "나는 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의미 있는 법안을 상원에서 처리하기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선의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법안을 내 책상으로 빨리 보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미 하원은 지난 3월 조지플로이드법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계류 중이다.
법안은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할 때 목을 조를 수 없도록 하고, 면책 특권을 제한해 용의자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경찰을 고소할 수 있게 했다. 영장 없는 가택수색 금지 등의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 상원은 이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경찰관 보호 등을 이유로 면책 특권 제한 조항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전 경관 데릭 쇼빈의 유죄 평결이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우리의 진보는 거기서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 체계 내에서 책임과 신뢰를 동시에 가질 수 있고 또 가져야만 한다"며 진정한 변화를 일구기 위해 경찰이 맹세를 어기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접견을 마친 뒤 플로이드 변호인 벤 크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은 본질과 의미가 안 담긴 법안에 서명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그는 서두르는 법안이 아닌 올바른 법안인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을 했다.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또 "우린 법이 통과되길 바랄 뿐"이라며 "흰머리 독수리 보호법을 만들 수 있다면 유색인종을 보호하기 위한 법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더는 두려움 속에서 살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플로이드의 조카 브랜드 윌리엄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에 조지의 유산이 온전하게 담기길 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플로이드 유족은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만났다.
펠로시 의장은 "오늘 우리는 플로이드의 이름을 딴 법을 통과시키길 원한다"며 "조만간 법을 통과시켜 당신 가족을 위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지역인 미네소타주(州) 팀 월즈 주지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9분29초 간 주 전역에서 침묵의 시간을 통해 플로이드를 기린다고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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