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솔직하고 망설이지 않아…카리스마·아우라 빛나"
앨빈 고 "윤여정과 작업 즐거워"
오스카 패션 함께 작업한 스타일리스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그녀는 자신의 느낌을 정확하게 얘기했고 망설이지 않았어요. 자신이 자신답기를 바랐고 레드카펫에서 돋보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윤여정 신드롬'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의 스타일링을 맡았던 패션 전문가 앨빈 고는 이렇게 말하며 윤여정과의 작업이 정말 즐거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홍콩에서 작업하는 앨빈 고는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윤여정이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그런 그와 함께 한 작업의 수준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앨빈 고는 우마 서먼, 엠마 왓슨 등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과 작업을 해왔지만, 73세의 윤여정처럼 나이가 많은 여배우와의 작업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첫경험'은 그에게 '오스카에서 수상한 아시아계 배우를 스타일링한 첫번째 아시아계 패션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안겨줬고, 그는 그 흥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윤여정과의 작업은 모두 화상으로만 이뤄졌다.
늘 스타와 직접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의상 피팅 등을 해오던 그에게 윤여정과의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는 윤여정과 그의 스태프와 화상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윤여정의 호불호를 파악한 뒤 스타일링 제안을 했다.
250여별의 드레스를 골라내 제안했고, 윤여정은 그 중에서 이집트 출신 디자이너 마마르 할림의 긴 드레스를 선택했다.
앨빈 고는 윤여정이 편안하면서 너무 화려하지 않은, 자신을 위한 스타일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마르 할림의 드레스가 여러 면에서 완벽했다"면서 "굉장히 가벼우면서 레드카펫에 완벽한 길이였고 T셔츠 스타일의 형태는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면서 구겨지지 않아 움직임을 편안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여성 드레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주머니가 드레스에 포인트를 줬다고 말했다.
앨빈 고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나이의 장벽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제인 폰다, 헬렌 미렌처럼 할리우드에서 노년의 여성 배우들이 오스카 등의 시상식에서 주목받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당당한 73세의 여성이 레드카펫 위에서 주목받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앨빈 고는 윤여정이 돋보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오스카 시상식에서 윤여정의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그녀를 진정 빛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정말 영향력있는(powerful) 사람과 작업하기를 꿈꿔왔다"며 "내가 말하는 영향력은 명성이 아니라, 지적이며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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