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도시 첫 동성애 흑인 여성 시장 라이트풋, 취임 2주년 맞아
"주요언론 시청 출입기자, 사실상 모두 백인…항의 차원"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시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유색인종 기자에게만 1대1 취임 기념 인터뷰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해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2019년 선거를 통해 미국 대도시 최초의 동성애 흑인 여성 시장이 된 로리 라이트풋(58·민주)은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사에 다양성이 결여된 데 항의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풋 시장은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부색 때문에(백인이어서) 시장 취임 기념 인터뷰가 거부됐다"는 불만을 토로하자 이를 사실로 확인했다.
그는 "유색인종으로서, 성인이 된 이후 내가 속한 모든 집단과 기관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불러오려 최선을 다해 싸워왔다. 대도시 시장이 됨으로써 나는 매우 중요한 이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는 백인·흑인·라티노·아시안·원주민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 있지만, 언론사 인력은 2021년이라는 시대 상황과 맞지 않게 백인이 압도적"이라며 "그 외 공적·사적 기관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는 "2018년 처음 시카고 시장 선거 캠페인에 나섰던 날, 취재진과 편집위원 거의 모두가 백인·남성인데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도 주요 언론의 시카고 시청 출입기자들은 사실상 모두 백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다양성 부족은 시카고 정치를 포함해 모든 사안에 대한 언론 보도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들 수밖에 없다"면서 "언론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추고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시카고가 처한 상황을 바꿔놓기 위해 시장이 됐다"면서 "각 언론에 더 많은 유색인종과 여성을 채용하고 특히 정치·의회 전문 취재진에 유색인종과 여성을 더 많이 배치하라는 요청의 뜻으로 이번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라이트풋 시장의 이런 방침에 대해 일부는 "형평성 추구"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으나, 또 다른 일부는 "역차별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력매체 시카고 트리뷴 소속 라틴계 기자 그레고리 프랫은 라이트풋 시장의 결정을 비난했다.
프랫은 "라틴계 기자인 나는 라이트풋 시장과의 1대1 인터뷰 요청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취재 기자를 선택할 수는 없다. 선별적으로 인터뷰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실에 역차별적 인터뷰 조건을 철회하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돼 내 인터뷰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랫의 동료들은 "유색인종에게 공평한 인터뷰 기회를 주는 것과 백인을 아예 차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불평등을 통해 형평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라이트풋 시장은 "변화를 위해 계속 움직이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카고 시장실은 이번 방침이 취임 기념 인터뷰에만 해당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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