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려' 인니 명절 대이동 금지했지만…뗏목까지 동원
6∼17일 르바란 귀향 전면 금지…사흘간 차량 7만대 유턴당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2년 연속으로 최대 명절인 '르바란'(이둘 피트리) 귀향을 금지했지만, 뗏목까지 동원하는 등 다양한 편법으로 검문을 피하고 있다.
10일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연휴 뒤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급증이 우려된다"며 이달 6일부터 17일까지 귀향을 전면 금지했다.
가족 사망, 회사 출장 등 정말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는 사람만 서류를 제시하면 도시 간 이동을 허용하도록 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은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간이고,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가 르바란 닷새 연휴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코로나 사태 전에는 르바란에 통상 2천500만명 이상이 차량·선박·항공기를 타고 귀향길(Mudik)에 올랐다.
자카르타 등 대도시 이주 노동자들은 이달 6일부터 고속도로 톨게이트, 국도 주요 구간에 381개의 검문소가 설치되자 4∼5일 상당수가 조기 귀향길에 올랐다.
검문소에는 15만5천여명의 인력이 배치됐고, 6일부터 수 많은 시민이 귀향을 시도하다 적발돼 돌려보내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8일 "지금까지 사흘 동안 검문소에서 7만대 넘는 차량을 출발지로 돌려보냈다"고 발표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6천500여대, 서부자바주에서 2만2천여대가 검문소에서 돌려보내졌다.
귀향객들은 육로 이용과 마찬가지로 여객선과 국내선 여객기 탑승 제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고향에 가기 위해 다양한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
시민들은 출장명령서, 코로나19 대응 물자 수송 확인서 등 가짜 서류를 만들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단속팀 눈을 피해 야간 이동을 감행했다.
시간이 배 이상 걸리더라도 검문소가 없는 외진 길로만 차를 몰고, 채소 수송 트럭 등에 몰래 숨어서 검문소를 통과한 사례도 있다.
서부자바와 중부자바 접경 지역의 찌탄두이(Citanduy) 강에서는 육로 검문소를 피해 뗏목, 고무보트를 타고 고향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넘치는 상황이다.
이들은 오토바이, 승용차 자체를 뗏목에 실어 강을 건넌 뒤 계속 고향으로 향한다.
접경지역 마을 이장은 "어떻게든, 부모와 가족을 만나겠다는 귀향자들이 검문소가 있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뗏목을 선택하고 있다"며 "주변 5개 강에서 뗏목, 보트 서비스가 24시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르바란 때는 자카르타 외곽에서 출발해 하루 100㎞씩, 400㎞를 걸어 고향에 간 남성도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향 마을에, 부모님께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게 최선의 명절 선물"이라며 제발 그대로 있으라고 홍보하지만 이번주 르바란 연휴 기간에 더 많은 귀향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4천∼6천명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누적 171만명, 사망자는 4만7천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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