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완패에 긴급사태까지 연장…난관 봉착한 스가
日코로나 재확산 올림픽 전 해산 어려워…임기말 총선 관측
자민당, 아소 정권 때 뒤늦은 총선으로 정권 내준 경험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보궐선거 완패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연장으로 잇따라 정치적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올해 가을 임기가 만료하는 스가 총리는 도쿄 올림픽 개막 전에 중의원을 해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도쿄(東京) 등에 선포된 긴급사태가 이달 말까지 20일 연장된 것에 관해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후 가을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복수의 정부·여당 관계자의 분석을 8일 전했다.
스가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는 9월에, 중의원 의원 임기는 10월에 종료하는데 임기 말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7일 월간지 '리버럴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중의원 해산 및 총선 시기에 관해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9월까지의 사이에는 '언젠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 말 선거는 떠밀리는 양상이 될 수 있어 상당히 금기시된다.
앞서 총리를 지낸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중의원 임기 만료가 임박한 2009년 7월 뒤늦게 국회를 해산했다가 총선에서 당시 야당에 정권을 내준 바 있다.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스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유력한 시점으로 올림픽 개막 전이 꼽혔으나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올림픽 전 해산이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민당은 내달 16일 폐회하는 정기 국회 중에 개헌 절차를 담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야당과 합의했기 때문에 그 전에 국회를 해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월에 예정된 도쿄도(東京都) 의회 선거와 같은 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일정을 맞춰 국회를 해산하는 방안도 있으나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이를 기피하고 있다.
취임 후 실시된 첫 국회의원 선거인 지난달 중·참의원 보궐선거에서 3석을 모두 야당이 차지해 스가 총리의 정치적 구심력은 상당히 저하된 상태다.
그는 단기 집중 방역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방역에 사실상 실패해 긴급사태 연장을 결정하고 7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누가 적합하냐는 물음에 스가를 지목한 응답자는 4%(6위)에 불과했다.
백신 담당 장관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 담당상이 24%로 선두를 달렸고 최근 재등판설이 거론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8%로 4위를 기록했다.
총선 때 스가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우는 것이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위기감이 자민당 내에 확산하면 '스가 끌어내리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정계에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전 총리는 최근 민영 위성방송에 출연해 "총재 선거는 작년에 막 했는데, 1년 뒤에 또 총재를 바꾸겠느냐"며 "자민당원이라면 상식을 갖고 생각해야 하고, 당연히 스가 총리가 계속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일단 스가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