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르면 내달부터 백신 접종한 관광객 입국 허용
화이자·모더나·AZ 등 EU 내 승인 백신 접종자에 한해
'코로나 확진자 통제' 국가발 입국도 확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유럽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다시 국경을 열 수도 있다고 AF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관광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한 관광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이런 방안을 권고하기로 했다.
EU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EU에서 승인받은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J&J)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대해서는 비필수 목적 여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주로 개발도상국 등에서 접종되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중국산 백신은 제외하기로 했지만 추후 포함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백신 접종자는 충분한 면역 효과를 위해 접종 뒤 2주가 지나야 하며, 이 경우에도 회원국 상황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나 자가 격리 등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EU 관광산업을 회복시키고 국경 간 우정을 안전하게 되살릴 때가 왔다"고 밝혔다.
다만 브라질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코로나19 변이가 감지되거나 우려가 있는 국가발 입국자는 '긴급 제동장치'(emergency brake)를 통해 EU 회원국 입국이 중단될 수 있다.
EU는 백신 접종자 외에도 코로나19를 잘 통제하는 나라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EU는 한국을 포함해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태국, 중국, 르완다 등 7개국을 이 명단에 올렸고 앞으로 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2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평균치를 기준으로 명단을 작성할 예정이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이 조만간 EU 국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EU는 미국이 현재 주별로 제각각 발급하는 백신 증명서 양식을 통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백신 접종 증명서 양식을 검토하고 있다.
EU의 국경 재개방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EU 회원국이었다가 지난해 말 실질적인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했고, 이후 백신 수급, 어업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영국이 빠른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입국 제한을 풀어야 한다.
그러나 영국이 현재 공동여행구역(Common Travel Area) 협정을 맺은 아일랜드를 제외한 EU 회원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에게 자가 격리를 적용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EU는 국경 개방은 호혜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영국인이 EU를 자가격리 없이 영국 정부 역시 EU 회원국발 입국을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은 입국 시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국가 목록을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지만, 상당수 EU 회원국은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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