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하락은 공매도, 코스피는 글로벌시장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국내 증시가 3일 하락 마감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이날 재개된 공매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66%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2.20% 하락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경우 공매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지만, 유가증권시장의 경우에는 공매도보다는 글로벌 시장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지수가 각각 0.54%, 0.72%, 0.85% 하락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코스피에) 영향을 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공매도 영향 자체보다는 지난주 미국 시장이 많이 빠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제약과 바이오주가 하락한 것을 보면 공매도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재개가) 빌미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하락은 달러 강세 영향이 더 컸다"며 "미국에서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발언이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는데, 오늘 외국인 매도도 공매도 보다는 달러 반등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7원 오른 1,124.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의 하락 폭은 코스피보다 3배가 넘어 공매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은 공매도에 대한 선물 헤지 수단이 부족하다"며 "코스피는 현·선물 차익거래가 있기 때문에 현물 매도가 나오면 선물 매수로 보완(메이크업)하면서 글로벌 트렌드랑 비슷하게 움직이는데, 코스닥은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명지 팀장도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와 신재생에너지 등이 하락한 것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이라며 "외국인 순매도금액이 1천800억원에 달하는 것은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공매도 재개의 영향력이 지수 전체보다는 종목별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대상이 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높고 공매도 물량으로 전환 가능한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들의 하락폭이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경수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높거나 주가가 과열된 종목에는 영향을 끼치는 등 '옥석가리기'가 예상된다"며 "코스닥은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균 10~15%인데,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에는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재환 연구원도 "앞으로 공매도가 영향을 끼칠 것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영향은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다음 주 정도 되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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