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료원 "삼성기부 감사…공공의료 개인에 기대 부끄럽다"
기부금 관리 기금운용특별위원회 구성…"삼성측 참여 안해"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들이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등 목적으로 7천억원을 기부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정 원장은 3일 서울 중구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 반째 이어지는 코로나19 국가 위기 속에서 선뜻 큰 뜻을 내어준 기부자의 선의에 더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기부자의 가치를 온전히 지켜 정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대응 국가역량을 만들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공공의료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건립되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을 국가가 아닌 개인의 사회공헌에 기대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정 원장은 "세계 일류기업이 앞장서 국가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을 지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정부와 저희는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국가는 (감염병) 위기 때마다 임기응변에만 그쳤을 뿐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투자에는 인색했다"며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는 위기에도 국격에 걸맞은 공중보건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건희 유족의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기부된 7천억원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과 함께 운용할 '기금운용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기부자인 삼성 측에서는 이 위원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중 5천억원을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에 고위험 중증 감염병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고도격리 병상 및 위기대응 상황실도 갖춘 150병상 규모의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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