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강도 측정하는 휴대용 센서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다른 질환이 유발하는 가려움증의 강도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이자 생물전자공학 연구소(Institute for Bioelecronics) 의학실장인 스티브 쉬 박사 연구팀은 가려움증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정량화(quantify)할 수 있는 휴대용 센서를 개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일 보도했다.
이 센서는 손가락, 팔목, 팔꿈치 등을 사용하는 모든 형태의 긁는 동작을 포착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학습 알고리즘(machine learning algorithms)을 통해 손으로 긁는 동작만을 잡아낸다. 손을 흔드는 제스처 같은 유사 동작에는 속지 않는다.
이 센서는 가려운 곳을 긁는 손의 저주파와 고주파 진동을 감지해 그 강도를 정량화하기 때문에 손목시계 형 센서에 비해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토피성 피부염 아이들은 가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치료나 치료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와 약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는 가려움의 강도를 측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센서는 환자의 가려움증이 얼마나 잘 통제되는지를 가정에서 모니터할 수 있고 또 증상이 악화하는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가려움 강도 측정은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측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가려움이 너무 심하다 보니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44%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센서는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를 위해 개발된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추적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센서는 아토피성 피부염 아이들을 위해 개발됐지만 간 질환, 신장질환, 일부 암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Advancement of Science)의 학술지 '과학 발전'(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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