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슬픔에 찬 이스라엘…압사 사고 희생자 장례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의 메론 산에서 유대교 축제 '라그바오메르' 도중 압사 사고로 사망한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장례식이 30일(현지시간) 시작됐습니다.
45명의 사망자와 150여 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에서 출구를 보았던 이스라엘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습니다.
사상자 규모로만 보면 이스라엘 건국 이후 비전시 상황에서 벌어진 최대의 참사입니다.
일부 외신은 2세기 탈무드 학생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의 종식을 기념하는 의미로 시작된 라그바오메르 축제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이 '잔인한 아이러니'라고 언급했습니다.
사고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의 유족들은 안식일(금요일 해 질 무렵부터 토요일 해가 질 때까지)을 맞아 장례식을 서둘렀습니다.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많이 거주하는 예루살렘과 브나이 브락 등의 공동묘지에는 검은색 전통 복장을 한 조문객들이 모여 슬픔을 함께 나눴습니다.
사고 현장인 메논산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5월 2일을 애도의 날로 지정하고,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애초 이스라엘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 행사 참석 인원을 1만 명으로 제한했지만, 실제로는 9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언론이 전했습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일부 목격자들은 경찰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올해 18세인 사무엘은 AFP통신에 "경찰이 그곳(출구통로)을 막았다. 계속 사람들이 밀려들었지만, 경찰은 그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참사를 부른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행사를 제한하지 말라는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습니다.
또 그동안 이스라엘 사회에서 정부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의 '특권적 자치'에 메스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미국 국적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사고수습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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