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공수' 산소발생기 14대 뉴델리 도착…한인회 등에 전달(종합)
인도 확진자 폭증으로 산소 용품 부족…"한인 골고루 사용할 것"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정부가 인도로 급히 보낸 의료용 산소발생기가 30일(현지시간) 뉴델리에 도착, 구매 요청 단체인 재인도한인회 등에 전달됐다.
주인도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외교부가 지난 28일 외교행낭 편으로 보낸 산소발생기 14대가 이날 오전 뉴델리 인디라간디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외교행낭에 실린 산소발생기는 아랍에미리트(UAE) 화물기 편에 실려 왔다. 외교행낭을 이용할 경우 세관 통관 절차가 생략된다.
이 산소발생기는 애초 내달 1일이나 2일께 수령이 가능했으나 대사관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관련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절차를 더 단축, 이날 오후 수령했다.
산소발생기는 대사관에서 강호봉 재인도한인회장과 정인우 벧엘교회 목사에게 전달됐다.
이번 산소발생기 운송 지원은 한인회와 정 목사 등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한인회 등은 현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산소 용품이 크게 부족해지자 한국에서 급히 산소발생기 14대를 구매했다.
한인회는 8대를 혈중 산소포화도가 낮은 위급 상태의 교민에게 대여할 예정이다. 정 목사는 라자스탄 등 다른 지역 한인에게 4대를 보내고 2대는 뉴델리 거주 교인 등에게 대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봉길 주인도대사는 "본래 외교행낭에는 외교 관련 문서와 물품만 넣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외교부와 인도 당국이 긴급 운송의 필요성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외교행낭 사용을 인정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인도에서 성공한 한 한국기업의 후원과 대사관의 운송 지원 덕분에 2일만에 신속하게 산소발생기를 받게 됐다"며 "한인회 자체 운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델리, 노이다, 구르가온 지역 한인분이 골고루 돌아가며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주에는 첸나이 지역에도 산소발생기 3대가 전달될 예정이다.
산소 치료는 코로나19 중환자에게 꼭 필요한 조치다. 코로나19 중환자들은 혈중 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산소혈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교민 사회는 대사관이 자체 보유한 산소발생기 3대를 돌아가며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런 산소발생기는 경증 환자의 상태를 완화해줄 수는 있지만 중환자용은 아니다. 중환자 치료에는 고압 산소통과 의료진 지원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에 대사관과 한인회는 중환자용 산소통도 각각 1개와 3개를 확보했다. 입원 중인 교민이 요청할 경우 이 산소통에 산소를 충전해 대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 현지에서는 산소통과 함께 산소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 충전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도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현지 교민사회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3월 이후 '2차 유행' 때 감염된 교민의 수는 56명이며 현재 49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누적 확진자 수는 128명이다.
대사관과 영사관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대사관에서는 한국 직원 1명이 더 감염돼 총 4명의 한국인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지인 직원까지 포함하면 누적 확진자 수는 15명가량 된다.
첸나이총영사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 이날부터 다음달 9일까지 영사민원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앰뷸런스 편으로 긴급 이송을 추진 중이던 인도 교민 확진자 부부는 이날 밤 한국으로 떠난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뉴델리 교민1명이 에어앰뷸런스를 타고 귀국한 바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연일 35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가 산소 등 의료용품 지원 계획을 밝혔고 인도 당국도 관련 용품 생산과 유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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