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무직 노조 출범…조합원 수 확보 관건
노조 설립 신고필증 교부받아…조만간 가입 신청 접수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중심으로 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무·연구직 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노조법상 노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조만간 현대차그룹 전체 사원을 대상으로 조합 가입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그룹사 차원의 산별 노조로 설립한 뒤 회사별 지부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위원장은 현대케피코 연구원인 이건우(27)씨가 맡았다.
현재 현대차그룹 직원 중 사무직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은 약 500명으로 대다수가 입사 8년차 이하 젊은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비정규직, 계약직, 별정직까지 모두 가입을 허용함에 따라 실제 노조 참여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은 공정한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지난달부터 본격화됐다.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임단협에서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에 합의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도의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급 150%+300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8천800만원으로, 2019년(9천600만원) 대비 800만원 줄었다.
이에 따라 사무·연구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단협의 주축이 된 생산직 직원들이 정년 연장과 관련한 합의에 치중하며 성과급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확산됐다.
이건우 위원장은 "사무·연구직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새로운 창구가 필요하다고 느껴 별도 노조 설립을 결정했다"며 "의사결정 시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기존 노조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사무직 노조 설립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성과급 제도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관건은 조합원 숫자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전체 직원 7만1천520명 중 정비·생산직이 3만6천385명으로 절반 이상인 50.9%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 사무직은 2만4천473명으로 34.2%다.
사무직 노조가 임단협에서 별도의 교섭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MZ세대가 주축이 된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은 지난달 LG전자[066570]를 시작으로 본격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073240] 사무직 노조는 지난 7일 광주지방고용청으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 받으며 출범을 공식화했고, 넥센타이어[002350] 사무직 직원들은 올해 6월 노조 출범을 목표로 예비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he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