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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100일 '기대 접은' 중국…러브콜에서 냉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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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100일 '기대 접은' 중국…러브콜에서 냉담으로
환구시보 "극도의 비우호 일상화…경쟁 핵심은 실력 성장 속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100일에 즈음해 중국에서 바이든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취임 당시에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유화적인 정책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새 정부에서도 그동안 높아졌던 미중 양국의 갈등 수위가 낮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첫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강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경제 분야 경쟁과 관련해 "중국 등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면서 첨단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발언에 공화당 의원들도 기립 박수를 보내 중국 견제에 대한 초당적 공감대를 보여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충돌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CCTV와 환구망 등 중국 언론은 이같은 주요 발언을 그대로 속보로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 탄압 문제 등을 놓고 대중 압박 강도를 높였으며 미군 구축함과 중국 항공모함이 최근 대만 인근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양국간의 긴장은 갈수록 고조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에 비해 상대적인 기대담을 갖고 바이든 정부에 '러브콜'을 보내던 중국의 태도도 갈수록 냉담해지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주 "민주는 미국이 원료를 만들고 전 세계가 한 가지 맛을 보는 코카콜라가 아니다"면서 "민주와 인권의 이름으로 가치관 외교를 하고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며,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면 혼란과 재앙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 카드'를 꺼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던 이전 발언보다 한층 강도가 높아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강경정책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규정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학 교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정책을 수정하기보다는 전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29일 '100일, 바이든의 전반적으로 전임자의 대중 정책을 이어갔다'는 제목의 사설로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정책을 깎아내렸다.
신문은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보다 논리적이고 예측가능해졌지만 미중 관계는 더욱 냉랭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관세 정책을 계승한데 이어 중국의 슈퍼컴퓨터 기업 7곳을 제재했다면서 "이는 바이든 정부가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으로 향후 미중 양국의 기술 디커플링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환상도 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봉쇄하려는 전략적 자세는 전 정부에 비해 완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을 동원해 신장 등 다양한 문제에서 중국에 거센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정상회의에서 중국 견제 메시지를 보냈으며 상하원 연설에서도 중국의 위협을 최우선 외교안보 과제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환구시보는 "중미 양국의 마찰이 계속될 것"이라며 "정치 영역에서 양국간 상호존중은 더는 기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국이 설전을 벌이면서도 협력과 교류의 장은 유지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중국이 중미간의 극도로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일상화하는 것에 적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중미 경쟁의 핵심은 서로의 실력이 성장하는 속도가 얼마나 될지"라면서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꺾으려면 미국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보며, 반대로 중국은 실력면에서 미국을 추격하는 기세를 유지하는 것이 대미 전략의 최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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