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깜빡'…말레이서 차 안 세 살배기 손녀 사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말레이시아에서 할머니가 깜빡하고 차량 뒷좌석에 남겨둔 세 살배기 손녀가 열사병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하리안메트로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조호르주 숭아이 티람에서 세 살배기 여아가 승용차 안에 5시간가량 방치되는 바람에 숨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1시께 59세 할머니가 손녀 둘을 승용차에 태우고 학교에 가서 큰 손녀를 내려준 뒤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세 살배기 둘째 손녀가 차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시동을 끄고 차 문을 닫았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집에 돌아온 며느리가 둘째 딸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집 주변을 찾아 헤맸다.
그때서야 할머니는 둘째 손녀가 뒷좌석에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차로 달려갔지만, 아이는 이미 의식이 없었고 병원 도착 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검안 결과 숨진 여아의 몸에서 학대로 인한 멍이나 상처는 없었고,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차량 고립에 따른 열사병이 사망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할머니는 아동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만약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만 링깃(1천3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랑카위섬에서는 지난 2019년 7월 거의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었다.
당시 73세 할아버지가 손주 세 명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온 뒤 두 손주만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고, 뒷좌석에 세 살배기 손녀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손녀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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