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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스파이크 돌기로 코로나 유인 파괴하는 '나노트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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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스파이크 돌기로 코로나 유인 파괴하는 '나노트랩' 개발
세포 감염 '원천 차단' 효과, 코안 분사 투여·백신 개발도 가능
백신·치료제 겸용 '궁극적 치료법' 기대… 저널 '매터'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가짜 세포 수용체를 미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유인해 면역세포로 파괴하는, 획기적 발상의 나노 입자 치료법을 미국 시카고대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나노트랩(Nanotraps)'으로 명명된 이 나노 입자는 야생형 신종 코로나는 물론이고 변이 코로나에도 효과가 있을 거로 예상된다.
또 불편한 주사기 대신 코안에 분사하는 스프레이 방식의 치료제나 백신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시카고대 프리츠커 분자공학대학원의 준 후앙(Jun Huang) 조교수 연구팀은 최근 저널 '매터(Matter)'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28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처음부터 신종 코로나가 숙주세포에 침입하는 감염 메커니즘에 주목했다.
신종 코로나가 세포 내로 들어가려면,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를 유인하는 미끼로 ACE2 단백질을 쓸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여기서 나왔다.
연구팀은 각각 고밀도 ACE2와 중화항체로 표면 처리한 2개 유형의 나노 입자를 디자인했다.
중화항체를 쓴 건 다양한 방법으로 신종 코로나와 결합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이 나노 입자의 기본 소재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중합체(polymers)와 인지질이다.
나노 입자의 지름은 500㎚(나노미터)로 인간의 세포보다 훨씬 작다. 인체 내 조직의 미세한 지점까지 구석구석 접근해 바이러스를 덫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배양 조직에서 떼어낸 인간의 폐 세포를, 복제 능력이 없는 불활성 바이러스에 노출한 뒤 나노트랩을 주입했더니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이 완전히 차단됐다.
나노트랩에 바이러스가 달라붙는 덴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단 바이러스가 붙으면 곧바로 '나를 (바이러스와 함께) 집어삼켜 분해해'라는 분자 신호가 나노트랩으로부터 대식세포(macrophages)로 전달된다고 과학자들은 설명됐다.
물론 이런 신호가 없어도 외부 물질인 나노트랩은 대식세포의 제거 표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노트랩이 사용하는 신호 물질은 대식세포의 포식 과정을 훨씬 더 빠르게 가속했다.
실제로 감염 세포 내로 투입된 나노 입자는, 달라붙은 바이러스와 함께 48시간 이내에 완전히 분해됐다.
인공호흡기로 생체 기능을 유지한 기증자의 폐에 시험했을 때도 이 나노 입자는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효과를 보였다.
불활성 바이러스 대신 생바이러스(live virus)를 쓴 시험관(in vitro system) 테스트에선 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나노 입자는 중화항체나 용해성 ACE2를 각각 단독으로 썼을 때보다 10배 강한 바이러스 억제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여러 유형의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생바이러스 테스트 등을 후속 연구 과제로 잡고 있다.
후앙 교수팀의 한 연구원은 "나노트랩의 최고 장점은 필요에 따라 표적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테스트한다고 해도 기존의 항체나 단백질 표적을 다른 면역세포로 쉽게 바꿀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표준적인 냉동 설비에 보관할 수 있고, 비강 내 분사를 통해 호흡계에 바로 전달된다는 것도 나노트랩의 장점이다.
아울러 최적의 배합만 찾아내면 나노트랩을 백신으로도 쓸 수 있을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백신과 치료제를 겸하는 궁극적인 바이러스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과학자들은 강조한다.
후앙 교수는 "지금은 거의 출발선에 서 있는 것과 같지만, 언젠가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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