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 인도 치료제·산소통 품귀…"암시장 가격 몇배로"
가짜 치료제 유통에 산소통 절도까지…당국 산소공장 긴급 건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인도에서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 산소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암시장 가격도 몇 배로 뛰고 있다.
26일 영국 BBC뉴스 등에 따르면 평소 12∼53달러에 팔리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100㎎)의 암시장 가격이 최근 330∼1천달러로 뛰었다.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한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감염에 대비해 미리 사두려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가격이 20배 이상 뛴 셈이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가 개발했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정식 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렘데시비르는 아직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는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치료 효과 논란도 있지만 다급한 상황에 몰린 인도인들이 앞다퉈 이 약을 찾는 것이다.
당국은 렘데시비르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고 생산량도 늘리기로 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가짜 렘데시비르 약까지 유통되는 실정이다.
BBC뉴스에 따르면 토실리주맙(400㎎)과 파비플루(17정) 같은 치료제의 가격도 평소 각각 540달러, 15달러에서 2천∼4천달러, 66∼133달러로 뛰었다.
전염병학자인 랄리트 칸트는 "이 약들이 암시장에 풀렸다는 것은 공급망에 구멍이 있다는 것"이라며 규제 당국이 이를 막지 못하는 등 작년 코로나19 1차 유행에서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용 산소통(50ℓ)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 평소 가격 80달러에서 8배 이상인 660∼1천330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소통은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없어서는 안 될 장비다. 코로나19 중환자들은 혈중 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산소혈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 병원 상당수에서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수도 뉴델리의 일부 병원에서는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환자 수십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는 코로나19 환자 가족이 병원에서 산소통을 훔치는 일까지 발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델리 고등법원은 최근 "산소 공급을 방해하는 이는 누구나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당국은 열차 등을 투입해 산소 공급 지원에 나섰고 산업용도 일부 의료용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밖에 5만t 규모의 산소를 긴급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연방 정부는 전국 551곳에 산소 생산 공장을 긴급 건설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승인했다.
인도에서는 최근 연일 35만명 안팎의 환자가 새롭게 감염되고 있으며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세계 최다 기록도 매일같이 경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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