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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제3세력' 대표 "홍콩서 공산당원 등장 자연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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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제3세력' 대표 "홍콩서 공산당원 등장 자연스러운 일"
'성공한 금융인' 홍콩 바우히니아당 공동대표 찰스 웡 인터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나는 물론 공산당원이 아니다. 그러나 공산당원이 된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다.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고 중국은 공산당이 통치한다. 홍콩에서 공산당원이 나오는 게 당황할 일인가? 정서가 바뀌어야 한다."
홍콩에 지난해 말 등장한 새로운 정당 '바우히니아당'(紫荊黨)의 공동대표 찰스 웡(黃秋智·56)은 25일 거침없는 태도로 이렇게 말했다.
바우히니아당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회원이자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 이사회의 사무국장인 리산(李山) 등 중국 본토 출신 금융인 3명이 창당했다.
범민주 진영-친중 진영으로 양분됐던 홍콩 정치계에 '제3의 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선거제 개편과 함께 홍콩 정치 지형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는 한 예다.
연합뉴스는 리 대표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웡 대표가 대신 응했다.
홍콩이 실리콘 밸리를 꿈꾸며 문을 연 첨단산업 복합단지 사이버포트의 전망 좋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 친중 세력도 경계…'중국공산당 지하조직' 의혹도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바우히니아당 창당 소식에 중국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로 중국 정부가 바우히니아당을 지원하는 것이냐는 친중 정치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2019년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의 친중 정당에도 실망해 본토 출신들로 구성된 새로운 정당을 지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웡 대표는 "우리는 자발적으로 당을 결성했다. 사전에 누구에게 보고하거나 허가를 구하지 않았다"며 해당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지하조직'이라는 의혹에 대해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홍콩에서 공산당원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홍콩에 공산당원이 없다고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2019년 시위는 홍콩정부의 실정 탓…중국과 관계없어"
웡 대표는 "우리는 홍콩의 번영을 위해 당을 만들었다"며 "2047년까지 약속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50년 더 연장해 홍콩의 번영을 위한 100년 장기 계획을 세워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시위는 홍콩 정부의 실정 탓에 일어났다"며 "중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중국은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아시아 4대 용으로 대만, 홍콩, 한국, 싱가포르가 꼽혔는데 20여년 지난 지금 싱가포르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가 됐지만 홍콩은 뒤로 처졌고, 이는 정부가 무능했던 탓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택문제, 불균형, 독점 등의 문제가 축적됐고 그게 포퓰리즘과 결합해서 시위가 벌어진 것"이라며 "정부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알처럼 빠른 속도로 정부·정치권·재벌 등 기존 권력층, 기득권의 실패를 지적하며 열변을 토했다. 중국이 기존 홍콩의 친중 세력에도 실망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중국에서 태어나 11세에 홍콩으로 건너온 웡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홍콩 골드만삭스, 시티뱅크 등에서 일한 성공한 금융인 출신이다.
이른바 '닭장 집'으로 불리는 홍콩의 쪽방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그는 "나는 빈곤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홍콩은 무려 20% 이상이 빈곤층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빈곤 문제가 더 심하지 않냐'고 지적하자 "중국은 빈곤 탈출에 성공했다. 적어도 통계적으로 극빈층은 없다"고 주장했다.



◇ "홍콩 변한 것 없어…홍콩인·중국인 구분 말도 안 돼"
그는 선거제 개편에 대해 "선출직이 줄었다고 하지만 풀뿌리 선거만이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제 개편으로 더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정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변한 게 없다. 국가 전복·폭력 선동·독립 주장 같은 것만 안 하면 된다"며 "홍콩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회"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지난 10주간 영국 이민 신청을 한 홍콩인이 3만5천명에 달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는 "언제나 일부 작은 숫자의 사람들은 불만을 품는다"며 "그들은 다른 곳의 풀이 더 푸르다고 생각하겠지만 곧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받아쳤다.
34년간 홍콩에 살았다는 그는 '홍콩인'과 '중국인'을 구분하는 목소리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나는 완전한 홍콩인이며 중국인이다"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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