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올해 가장 '핫'한 전기차…'움직이는 거주공간' 아이오닉 5
센터 콘솔 뒤로 밀자 옆좌석 이동 수월…7분 충전에 주행가능거리 86㎞ 늘어
디지털 사이드미러로 사각지대 해소…V2L로 감성 캠핑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올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핫'한 차량은 단연 현대차[005380]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아닐까 싶다.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첫날 2만3천760대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을 예고한 데 이어 1분기 말 기준으로 4만1천779대가 사전 계약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출고가 늦어지며 보조금이 소진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일 본계약을 시작한 아이오닉 5를 이틀 뒤인 21일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린 시승 행사에서 처음 마주했다. 시승 차량은 롱레인지 2WD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등급)이었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과 영락없이 포니를 닮은 뒷모습이 어우러지며 친숙한 동시에 낯선 이미지의 미래차가 세워져 있었다.
차량 옆면으로 툭 튀어나온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을 잡아당겨 차에 타자마자 가장 '신박'하다고 생각했던 움직이는 센터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뒤로 밀어봤다.
편평한 바닥에 콘솔이 차지했던 공간이 확보되며 운전석의 답답함이 덜했다. 현대차의 설명대로 좁은 주차공간에서 콘솔을 뒤로 밀고 보조석을 통해 반대편 문으로 나가는 것이 수월해 보였다.
다만 최대 140㎜ 뒤로 민다고 해도 2열 탑승객에게 얼마나 유용할지는 의문이 들었다. 팔걸이 때문에 핸드백과 노트북을 수납하기에는 다소 공간의 제약이 있었다.
태블릿 PC처럼 생긴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은 '편안한 거주 공간'이라는 테마를 대변하는 듯했다.
출발 직전 화면을 통해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49%, 주행가능 거리는 218㎞였다.
아이오닉 5는 전기차답게 별다른 소음 없이 조용했다. 처음에 시동이 켜진 상태인지 모르고 시동 버튼을 다시 눌렀을 정도였다. 조용하게 시동이 걸렸고 가속 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다만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차가 가속 페달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량이 야외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던 데다 바깥 기온이 20도 안팎이어서 차량 내부가 더웠던 탓에 설정 온도를 23도에 맞춰 에어컨을 가동했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에 우선 들렀다. 출발지에서 충전소까지 실제 주행 거리는 9.3㎞였지만 주행가능 거리는 출발 당시보다 23㎞ 줄어든 195㎞로 표시됐다. 주행 초반에는 주행가능 거리가 예상보다 빨리 줄어들어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다.
직원의 설명에 따라 충전을 시작했다. 화면에서 충전구 위치를 누르자 커넥터가 자동으로 내려왔고 손쉽게 연결 가능했다. 충전구 내에 10개의 네모 모양으로 구성된 픽셀 인디케이터가 현재 차량의 배터리 충전 정도를 알려줘 유용했다.
충전소 도착시 배터리 잔량은 47%였지만 초급속 충전기 하이차저로 7분 정도 충전하자 64%로 늘어났다. 주행 가능거리는 86㎞ 늘어난 281㎞로 표시됐다. 충전 단가는 299원/kWh였다.
일단 충전을 멈추고 기착지인 경기도 남양주의 한 글램핑장을 향해 출발했다.
시승 차량에는 옵션 사항인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장착됐다. 운전 전에는 낯선 사이드미러에 다소 걱정됐으나 이는 기우였다.
주행 중 평소 습관대로 사이드미러 자리에 탑재된 사이드 뷰 카메라를 쳐다봤다가 아차 싶어 다시 운전석 좌우에 놓인 OLED 모니터로 시야를 돌리기를 몇 번 반복한 뒤에야 디지털 사이드미러에 익숙해졌다. 운전석 좌우의 모니터로 주변을 살피니 이전보다 한층 더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었다.
평소 운전할 때 커다란 사이드미러 때문에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할 때 사각지대가 생겨 답답하고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는데 사이드 뷰 카메라 덕분에 사각지대가 거의 해소됐다.
출발지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에코 모드를 노멀(normal) 모드로 전환한 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시켰다. 시속 100㎞ 제한 구간에서 설정 속도를 100㎞로 맞춘 뒤 달리던 와중에 시속 80㎞ 제한으로 도로 상황이 바뀌자 차량도 알아서 최고 속도를 80㎞로 낮춰서 운행했다.
시속 70∼80㎞로 달리던 중 갑자기 지체 구간이 나타났다. 앞서가던 차량과의 간격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생각보다 속도가 뚝뚝 떨어지지 않아 지레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했다. 이것만 제외하면 주행은 전반적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기착지에 전시된 차박(차+숙박) 콘셉트의 아이오닉 5를 보니 꽤 감성적이었다. 차량 외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이용, 멀티 어댑터를 연결해 노트북과 스탠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 5는 전장(길이) 4천635㎜, 전폭(너비) 1천890㎜, 전고(높이) 1천605㎜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3천㎜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팰리세이드보다 100㎜ 더 길다.
실제로 밖에서 아이오닉 5를 보면 아담한 느낌이 들지만 실내 공간은 중형 SUV 이상으로 넉넉했다. 다만 차박 콘셉트로 전시된 차량을 보니 2열 시트를 접어 성인이 눕기에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 캠핑장에서 V2L로 전원을 끌어다 각종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데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다.
간혹 시승하면 특유의 '새 차' 냄새로 머리가 지끈거릴 때도 있었지만, 아이오닉 5의 실내는 아마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 등 환경친화적 소재와 공법이 적용된 덕분에 마치 원래 타던 차처럼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기착지에서 출발할 당시 247㎞ 남았던 주행가능 거리는 32.6㎞를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222㎞를 나타내고 있었다. 주행 중 에너지를 저장해 7.6㎞를 절약한 셈이다. 최종 계기판에 기록된 연비는 현대차가 평균 복합연비로 공지한 4.9㎞/kWh보다 높은 7.5㎞/kWh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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