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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매체 "미중, 기후 분야에서도 리더십 경쟁 시작"
"시진핑, 마크롱·메르켈과 기후정상회의로 관심 가로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기후정상회의 참석을 발표한 가운데, 미중 간 경쟁이 기후 리더십으로도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최강대국인 두 나라가 여러 사안에서 반목하면서도 기후 문제에서는 협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사실은 세계 기후 리더십이라는 또다른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영국 싱크탱크 E3G의 바이포드 창 연구원은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과 중국이 모두 기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며 "우리는 세계 기후 리더십 경쟁의 시작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이 시장 점유율, 기준 설정, 녹색 기술 혁신 등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미중 간 경쟁 요인들이 기후 분야에서도 작동하는 것을 볼 듯 하다"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이날 밤 베이징에서 화상 방식으로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중요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기후정상회의에 40개국 정상을 초청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전날에야 시 주석의 참석 사실을 발표하며 한 달 가까이 그의 참석 여부에 이목이 쏠리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기후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창 연구원은 시 주석이 기후와 관련한 새로운 약속은 유엔 총회 같은 다른 다자 회의를 통해 발표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그는 "미중 간 긴장은 기후 분야 외에서 여전히 매우 높다"며 "중국의 정책입안자들은 미국의 외교 압력에 굴복하는 것 같은 인상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기후 정책을 발표할 적기를 신중히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적 대응에서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 주도 회의가 아닌 다른 기회에 스포트라이트를 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지난 14∼17일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미중 기후 회담을 진행했다.
홍콩 명보는 지난 18일 "중국 측은 케리의 방문에 별반 의미를 두지 않았다"며 "그의 방문 일정은 외교부가 아니라 생태환경부에서 발표했고 (중국 지도부에서는) 한정(韓正) 부총리가 그를 화상 면담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케리 특사가 중국을 찾은 기간인 16일 시 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기후변화 관련 3자 화상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명보는 "시 주석이 3자 정상회의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정상회의에 대한 관심을 가로챘다"면서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의 '추종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중이 기후변화 대응에 뜻을 같이 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의 라우리 밀리비르타 연구원은 SCMP에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의에서 탄소 배출과 관련해 단기 목표를 조정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며 "중국이 실제로 탄소 저감 계획을 강화한다면 이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새로운 계획을 어디서 발표하느냐 여부는 상징적인 문제"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탄소 배출이 계속 증가하는 중국이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강화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판자화(潘家華) 도시발전·환경연구소장은 SCMP에 "미중 간 경쟁과 무역 분쟁은 피할 수 없지만 협력할 수 있는 공동의 분야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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