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박 떼에 강력히 대처해야" 필리핀 대학교수들 집단 성명
교수 528명, 남중국해 문제 관련해 "전쟁 이유로 소극적 대처" 정부 비난
"해상자원 약탈·어부 위협 좌시 못해"…중국에 "국제사회 법규 존중해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대학 교수들이 인근 남중국해에 무더기로 정박중인 중국 선박들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비난하면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간 필리핀 스타는 19일 각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단체인 '평화를 지향하는 대학교수들'이 이날 성명을 내고 필리핀 정부에 이같이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교수들은 우선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휫선(Whitsun) 암초 부근에 정박중인 중국 선박 200여 척이 주권과 영토 보전에 위협이 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필리핀 정부가 조속히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특히 현 상황에서 주권 수호 및 자국 어부·해상자원 보호에 나설 경우 이는 전쟁 선언과 마찬가지라는 정부 측 논리를 강하게 반박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쟁 발발 위험 등을 이유로 이번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교수들은 남중국해 등 인근 해상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정부의 시도에 맞서면서도 경제 협력을 도모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예로 들면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교수들은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참가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지난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부인하면서 계속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교수들은 "중국이 우리 해상자원을 약탈하고 어부들을 위협하는 것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면서 "영토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확실한 정책과 안보 태세를 요구하는 대다수 국민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성명 동참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필리핀대를 비롯해 아테네오 데 마닐라대, 데 라 살대학 등에서 교수 528명이 참여했다.
한편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했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을 12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진행중이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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