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중국산 드론 띄워 시위대 감시"
영국 군사정보업체 "시위 참가자 정보수집 및 위협 목적"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반(反)중국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산 드론이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 현장 상공을 날아다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영국의 군사정보 컨설팅업체인 제인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미얀마 공군이 중국산 무인 비행기(드론)를 띄워 시위대의 동향을 파악했다고 공개했다.
해당 기종은 중국 국영기업인 항공우주과학기술이 제작했으며, 미얀마 군부는 그간 비밀리에 이를 운영해왔다고 제인스는 밝혔다.
제인스는 중국산 드론이 지난달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저공비행 중인 장면이 담긴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것을 예시로 들었다.
보고서는 드론이 시위 참가자들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군중을 위협하려는 목적으로도 쓰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인스는 "군부 입장에서는 저항 수위를 높이고 있는 군중들을 심리적으로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은 2013∼2015년에 10∼12대의 드론을 중국에서 받았다고 제인스는 덧붙였다.
중국은 그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내정'(internal affair)으로 간주하면서 사실상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또 최근에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의결을 가로막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와 중국은 한편'이라고 비난하면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지난달과 이달 들어 최대 도시 양곤 내 흘라잉타야 산업단지의 중국계 의류 공장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금까지 32개 중국계 공장이 피해를 보았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천700만 달러(414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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