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가 관저로 불러서…" 보좌관이 성추행 세부내용 폭로
지역언론 인터뷰서 '쿠오모가 2년간 그루밍'…퇴진론 재점화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여러 건의 성추행·성희롱 의혹에 휩싸인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의 부적절한 행동을 자세히 폭로한 현직 보좌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한 현직 여성 보좌관은 전날 '타임스 유니언 오브 올버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
지금도 주지사실에서 근무 중인 이 여성은 당시 쿠오모 주지사의 아이폰에 문제가 생겼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저로 호출됐다.
관저 2층의 집무실로 올라가자 책상에서 일어난 쿠오모 주지사가 마구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고 이 보좌관은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단지 포옹하는 게 아니었다"면서 "이곳(관저)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이 와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몹시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주지사님 때문에 우리가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더니, 그가 문을 쾅 닫고 '난 상관 안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후 쿠오모 주지사가 다시 다가와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속옷 위로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이 여성은 증언했다.
그는 "내가 '당신 미쳤어'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자 쿠오모가 멈췄다"면서 "그 말이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게 틀림없다"고 회고했다.
한 달 뒤 주지사실에서 일하던 이 보좌관에게 쿠오모 주지사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내가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라며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 때문에 "내가 한 조각의 쓰레기가 된 것 같은 모멸감을 느꼈다"며 이후 몸무게가 줄고 정서적으로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은 그 전부터 있었다는 게 이 여성의 증언이다. 쿠오모 주지사가 포옹과 볼 키스부터 시작해 서서히 자신을 2년 가까이 '그루밍'했다고 그는 밝혔다.
첫 성추행은 2019년 12월 말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가 셀카를 같이 찍자고 한 뒤 자신이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있는 사이 "엉덩이를 문지르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세부 내용이 공개되자 잠잠하던 쿠오모 주지사 퇴진론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구스타보 리베라 뉴욕주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얼마나 더 많은 끔찍한 이야기들이 나와야 쿠오모가 즉각 물러나거나 탄핵돼야 한다고 말하겠는가"라며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의 변호인인 리타 글래빈은 성명을 내고 "쿠오모 주지사는 누구도 부적절하게 만진 일이 없다고 누차 말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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