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회계 공부시키려 쓴 책, 석 달 만에 4천부 팔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회계 입문서 5쇄 찍어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2019년부터 직원들과 회계 공부를 시작했는데, 회계가 너무 딱딱하고 설명이 어려워서 영 공부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이참에 재미있고 쉬운 책을 직접 써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이 직원들의 회계 공부를 돕고자 쓴 책 '회계! 내가 좀 알려줘?'(삼일인포마인)가 발간 3개월 만에 시중에서 4천부 이상 판매됐다.
올해 1월 발간된 이 책은 한 달 만에 2천부가 판매된 데 이어 지난달 말 5쇄를 찍었다. 회계 책으로는 이례적이다.
위 사장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보에 와 보니 금융기관 모니터링, 부실 금융사 정리 등 모든 업무에 재무제표 지식이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2019년부터 모든 직원에게 회계 공부를 하도록 독려하고 공인재무분석사(CFA) 시험을 목표로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위 사장 권유로 CFA 관련 온라인 강좌를 듣게 된 직원이 259명에 달했다. 위 사장은 여기에 회계 용어나 원리 이해를 어려워하는 직원을 위해 직접 참고도서를 썼다.
이 책은 그야말로 '회계 초보'를 겨냥해 만들어졌다.
사회초년생 '현주'를 주인공으로 하고, '날아다니는 유동자산', '창을 든 유동부채' 등 회계계정항목을 캐릭터로 만들어 회계를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정리했다.
위 사장은 "책을 쓰기로 한 후 7개월간 주말 시간을 빼서 집필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할 때는 뭔가를 연상하면서 이해하곤 했는데, 이 방식으로 회계도 설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회계 전공자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는 점이 높이 평가돼 최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미디어경영론 강의 교재로도 채택됐다.
위 사장은 회계 기초를 공부하려는 직장인이나 학생이 이 책을 많이 찾겠지만, 회계 지식은 전문가가 아닌 모두에게 필요한 '생활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책 첫 장에도 테니스 동호회 장부를 예시로 들었다. 회사 경영뿐 아니라 모임 장부를 만들 때, 가계부를 쓸 때 등 어디서나 '회계 마인드'가 필요하며, 그래서 일부 대학은 학과와 상관없이 회계과목을 필수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위 사장은 "최근 열기가 뜨거운 주식투자를 할 때도 회계 지식을 가지고 기업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취임한 위 사장은 올해 9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 사이 캄보디아 캄코시티 채권 회수를 위한 현지 법원 판결이 나왔고, 착오송금 반환에 예보가 나설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위 사장은 "크게 보면 취임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을 썼던 것 같다"며 "사장이 바뀌더라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투자가 공고해지고, 예보가 더 기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싶다"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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