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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일본] 40년 넘은 낡은 원전 재가동 준비…수명 20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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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일본] 40년 넘은 낡은 원전 재가동 준비…수명 20년 연장
공무원·원전업체·지역 유지 '검은돈'으로 얽힌 복마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40년을 훌쩍 넘은 낡은 원전의 재가동이 추진 중이다.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 폭발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가운데 운전을 시작한 지 40년을 넘긴 원자로 3기의 재가동을 위한 절차가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논란의 원전은 1974년 11월 14일 운전을 개시한 다카하마(高浜) 원전 1호기, 1975년 11월 14일 운전을 시작한 다카마하 원전 2호기, 1976년 12월 1일 가동에 들어간 미하마(美浜) 원전 3호기다.



이들 3개의 원전은 모두 간사이(關西)전력이 보유하고 있고 동해에 접한 후쿠이(福井)현에 있다.
간사이 전력은 원전 재가동에 필요한 지자체의 동의를 얻기 위해 주민 설명회 등의 절차를 밟아 왔다.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당국은 재가동을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 원전이 위치한 기초지자체인 후쿠이현 다카하마초(高浜町)와 미하마초(美浜町)는 재가동에 이미 동의했고, 후쿠이현 의회와 스기모토 다쓰지(杉本達治) 후쿠시현 지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정책이라는 관점에서 이들 원전의 재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사고가 발생할 때에 대비해 실행할 주민 피난 계획이나 안전 대책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일련의 움직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원전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의지가 서서히 후퇴하는 상황으로도 읽힌다.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후 '핵원료물질, 핵연료물질 및 원자로의 규제에 관한 법률'(원자로 등 규제법)을 개정해 원자로 운전 기간을 사용 전 검사에서 합격한 후 40년으로 하도록 원칙을 정했다.
다만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인가를 받으면 최장 20년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예외 조항은 법률 개정 당시 야당 자민당의 문제 제기를 수용해 마련됐는데 자민당이 집권당이 된 후 예외가 빈번하게 활용되는 양상이다.
이들 3개 원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시절인 2016년에 모두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합격 판정을 받았고 20년간 수명이 연장됐다.
이후 3∼4년에 걸쳐 안전대책 공사가 완료됐고 원전 가동을 위해 지자체 동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후쿠이현 의회는 원전 재가동에 동의할지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일단 폐회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지역 정치인들이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논의하고 있는지 의문을 느끼게 된다.
현 의회의 최대 의석을 점한 자민당은 원전이 있는 지자체에 대한 진흥책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간사이 전력의 원자력 정책에 대한 정부의 인식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건이 갖춰진다면 폐회 중에도 재가동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반면 지난달 21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은 원전사고 발생 시 피난 계획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계획대로 피난을 실행할 수 있느냐'는 의문 등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안전을 걱정하고, 정치인들은 반대급부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초유의 재난을 겪었고 열도 곳곳이 지진·화산의 위험지대임에도 원전 안전성에 관해서는 엄격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원전 사업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검은돈 의혹에도 주목하게 된다.
다카하마초에서 한국으로 치면 부군수 정도의 공직을 지낸 모리야마 에이지(森山榮治·2019년 3월 사망) 씨가 원전관련 공사를 수주한 지역 토목회사의 비자금을 받아 간사이전력 임원들에게 수년에 걸쳐 거액을 제공했다고 앞서 일본 언론들이 전한 바 있다.
후쿠이현이 조사한 결과 현의 전·현직 공무원 100여 명도 모리야마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원전산업을 매개로 한 유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경제 파급력이 큰 원전 산업이 복마전으로 전락한 셈이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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