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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돈만 썼다"…가계 필수지출 비중 41%, 'IMF 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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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돈만 썼다"…가계 필수지출 비중 41%, 'IMF 때 수준'
식료품·임대료·가계시설·병원비 4대 필수지출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지난해 가계 전체 지출 가운데 식료품 비용, 임대료 등 필수 항목의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년 만에 가장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으로 여가에 돈을 쓸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커지자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뜻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4대 필수 품목의 지출은 348조465억원이었다.
지난해 가계의 전체 국내 소비지출(851조7천512억원)의 40.9%에 달한다.
이 비중이 40%를 넘은 것은 1999년(40.6%) 이후 처음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42.7%) 이후 가장 크다.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은 모두 12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필수 지출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식생활 관련 지출), 임대료 및 수도 광열(전·월세·수도·관리비 등), 가계시설 및 운영(가구·가전 등), 의료 보건(병원비 등) 등 보통 4개 항목이 꼽힌다.
지난해에는 매 분기 4대 필수 품목의 지출 비중이 40%를 넘었다. 1분기(40.6%)에서 4분기(41.4%)로 갈수록 비중이 커졌는데, 4분기 비중은 1998년 4분기(42.5%) 이후 가장 컸다.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삶의 질이 높아지면 기본적 생존과 관련이 깊은 지출 비중은 줄기 마련이다. 반대로 오락, 문화, 교육, 외식 등의 지출 비중이 커진다.
이에 따라 4대 필수 품목의 지출 비중은 2000년에 39.5%까지 내리면서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35.6%)과 2009년(35.7%)에도 이 비중은 40%에 못 미쳤다.
이런 추세는 2019년까지 이어졌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큰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경제 위기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경제 주체들은 불필요한 항목 앞에서는 지갑을 닫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소비 주체들이 최대한 필요한 분야에만 돈을 썼기 때문에 이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들어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은 향후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3월 9∼16일) 결과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다. 지수가 석 달 연속 상승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주 실장은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대면 업종이 꽤 개선됐다"며 "엥겔 계수(소비지출 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비중) 등은 종전보다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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