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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야 미안해"…인간 탓 서식지 5분의 1로 활동영역 위축
31년간 86% 급감 아프리카 숲코끼리 '심각한 멸종위기종' 지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지난 2천 년에 걸쳐 인간의 압박을 받으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활동 영역도 자연 서식지의 17%로 위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끼리 상아를 노린 마구잡이 사냥과 인간의 서식지 침범이 원인이 됐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 따르면 케냐 '마라 코끼리 프로젝트'(MEP)의 제이크 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프리카 코끼리의 이동과 서식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이브 더 엘리펀트'(Save the Elephants) 등이 지난 15년간 코끼리 229마리의 목에 GPS 추적 장치를 달아 수집한 이동 관련 자료와 구글 어스의 위성 이미지를 통해 얻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식생과 기온, 강우량, 경사도, 인간 밀집도 등에 관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코끼리가 살 수 있는 곳과 코끼리가 견디고 있는 극한 환경 조건 등을 파악했다.
월 박사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말 그대로 1㎢ 단위로 들여다봤다"면서 "전체 2천920만㎢ 중 62% 지역이 서식지로 적합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코끼리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1천816만9천㎢ 중 코끼리의 활동 영역은 17%에 그쳤다. 그나마 57.4%는 보호구역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아 거래로 특정 지역에서 코끼리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은 고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17세기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하면서부터 더 악화했다.
이때만 해도 상아를 노린 밀렵만 피하면 인간의 흔적이 심하지 않은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개체 수를 회복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인간이 잠식한 지역과 밀렵을 피해 다니느라 실제 서식지는 5분의 1 미만으로 위축돼 있고 개체 수도 급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아프리카에 남아있는 코끼리가 현재 41만5천 마리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지난 31년간 86%가 줄어든 아프리카 숲 코끼리(Loxodonta cyclotis)는 지난달 말 IUCN의 멸종위기 적색목록에서 '심각한 멸종위험 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50년간 60% 이상 줄어든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L. africana)는 '멸종 위험 종'(Endangered)으로 등록됐다. 이전에는 아프리카코끼리로 통합해 멸종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었다.
연구팀은 코끼리 활동 영역 중 보호구역 안에 있는 곳이 절반이 채 안 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코끼리의 장기적 생존을 담보하려면 서식지 보호와 밀렵 방지, 인간-코끼리 공존 윤리 정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 박사는 "코끼리는 한계 서식지에서 살며 식성이 까다롭지 않은 대형 초식동물"이라면서 "활동 영역이 줄더라도 기회를 제공한다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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