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성평등 집계 한국 102위…6계단 상승(종합)
WEF '글로벌 성격차' 보고서 "펜데믹으로 평등 달성 예상시점 36년 미뤄져"
아이슬란드 12년 연속 성평등 1위…미국 30위, 일본 120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스위스 다보스포럼이 매년 집계하는 남녀평등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102위로 직전 조사(2019년 12월 발표)보다 6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3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글로벌 성 격차 2021'(Global Gender Gap Report 2021)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가별 집계에서 남녀평등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는 아이슬란드로, 12차례 연속 이 보고서에서 양성평등 1위 국가의 자리를 지켰다.
독일이 11위, 프랑스 16위, 미국 30위, 중국 107위, 일본 120위 등으로 나타났고 아프가니스탄이 156위로 조사대상 국가 중 꼴찌였다.
1위인 아이슬란드의 성 격차를 좁힌 정도가 89.2%인데 비해 102위인 한국은 68.7%였다. 성평등 정도를 백분위로 환산한 이 점수가 한국은 지난 2006년 61.6%에서 11년 사이 7.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의 항목별 순위는 조사 대상 156개국 중 경제적 참여와 기회 부문이 123위로 하위권이었고 교육 104위, 건강·생존 54위, 정치적 기회 68위로 평가됐다.
한국에서는 교육이나 보건 등 다른 분야보다 고용과 임금 등 경제적 기회 측면에서 남녀 불평등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는 뜻이다.
또 이 보고서에선 현재까지의 추세대로라면 남녀의 정치·경제·사회적인 격차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2세기 중반인 135.6년 이후로 예상됐다.
직전 조사에서 전 세계 남녀 격차 해소 시점은 99.5년 이후였다.
이처럼 남녀평등 달성 예상 시점이 36년가량 늘어난 것은 전 세계에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탓이 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팬데믹에 따른 경제·사회적 충격파로 고용시장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취약한 처지에 내몰리고, 봉쇄령과 통행금지 등 방역 조치에 따라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과 관련해 다보스포럼의 사디아 자히디 이사는 "우리가 미래의 역동적인 경제를 원한다면 여성의 고용이 반드시 늘어나야 한다"면서 "(팬데믹 이후의) 경제 회복 구상은 성평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세계 지역별로 남녀 불평등이 가장 심한 곳은 인도·스리랑카·파키스탄 등이 있는 남아시아였다.
남아시아는 남녀평등 달성에 필요한 시간이 195.4년이었고 그다음은 한·중·일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165.1년)로 중동·북아프리카(142.4년)보다 더 길었다.
반면 서유럽이 52.1년 뒤로 가장 짧았고, 이어 북미(61.5년), 남미·카리브해(68.9년) 등의 순으로 짧았다.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는 WEF의 연례 보고서로, 전 세계 156개국의 교육, 건강, 경제적 기회, 정치적 기회의 네 범주에서 양성평등 지표들을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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