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야구마케팅"…'유통맞수' 롯데·신세계 자존심 건 일전
SSG 랜더스 창단 계기로 경쟁 가열…이베이 인수 놓고도 대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국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자존심을 건 일전을 벌인다.
롯데가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를 운영하는 가운데 신세계가 SSG 랜더스를 창단해 KBO리그에 뛰어들자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며 서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사업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나란히 참여하는 등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놓고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누가 웃을지 유통가의 관심이 쏠려있다.
◇ 개막전 앞두고 정용진 '도발'…신세계-롯데 야구 마케팅
예상됐던 야구 연계 마케팅 대결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롯데를 자극하는 '도발적인' 발언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30일 새벽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에서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거다"라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롯데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대규모 할인행사로 맞붙는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1일부터 행사 상품만 2천여개 품목, 가격으로 합산하면 1천억원 규모에 이르는 할인 행사를 한다.
롯데마트는 '자이언트' 용량의 상품을 기존 가격보다 절반가량 할인하며 롯데자이언츠 홍보에 나선다. 롯데마트가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마트도 같은 날부터 야구단 창단을 기념하는 '랜더스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올 상반기 최대 규모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가 랜더스를 통해 새로운 야구 문화를 랜딩(상륙)시킨다면 이마트는 고객에게 최대의 할인 혜택을 상륙시킬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행사 상품 500여종 가운데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대상만 80여종에 이른다.
야구와 연계한 마케팅 경쟁은 대형마트에서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물론 SSG닷컴, 이마트24, 스타벅스 등 계열사를 총동원해 야구와 유통을 연결한 마케팅을 펼친다는 게 신세계의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클럽하우스에서 스타필드 위에 야구장을 지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쇼핑과 레저를 즐기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언급하는가 하면 야구장 안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배달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달에 롯데홈쇼핑이 롯데자이언츠 청백전을 모바일로 생중계하는 등 계열사를 통한 마케팅전에 돌입했다.
◇ 유통 격변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경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에 치중된 롯데와 신세계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실적이 반등했지만 롯데마트는 하락하는 등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소비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온라인 유통시장을 잡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두 그룹에 모두 팽배하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 최강자인 네이버와 2천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전방위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등 '반(反) 쿠팡' 연대에 나섰다.
롯데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의 새로운 대표로 이베이코리아 출신 인사를 영입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와 신세계는 내부 정비나 제휴만으로는 쿠팡 등 온라인시장 선두권 주자들을 따라잡기 힘든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지난해 20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본입찰 적격후보자 명단에 이마트, 롯데쇼핑, SK텔레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오르면서 4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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