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2020인권보고서 발표…"외교정책 중심에 인권 놓겠다"
국무장관, 서문에 중국·러시아·시리아 등 인권유린 지적…북한은 언급 안해
북한보고서로 당국에 의한 살해·강제실종 등 지적…1년 전 보고서와 대동소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공개된 국가별 인권보고서 서문에서 "45번째 연례 보고서를 내고 우리의 외교정책의 중심에 인권을 놓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2020년에 잔혹한 상황 속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계속 고통받았다"면서 "중국에서는 정부 당국이 위구르인들에 대해 집단학살을 자행했고 수감과 고문, 강제불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시리아와 예멘, 러시아,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 짐바브웨,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예로 들며 인권유린 상황을 비판했다.
북한은 따로 거론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방한 중이던 17일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서문에서 "우리 모두 할 일이 있으며 더 평화롭고 공정한 세계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보고서는 작년 발표된 '2019 북한인권보고서'와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북한 보고서는 각 보안기관의 권한과 책임이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중첩된 상태이며 당국은 보안부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보안부대가 수많은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중대한 인권사안으로 당국에 의한 불법적이거나 임의적 살해, 당국에 의한 강제 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과 잔혹한 처우 및 처벌,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해 목숨을 위협하는 가혹한 수감 조건, 임의적 구금과 체포 등을 나열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인권유린을 저지르는 당국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믿을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조치로 국제기구 등이 북한 내에 체류하기가 어려워 실태 파악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도 거론했다.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 정부가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무부는 2018년 발표된 '2017 북한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주민들이 정부의 지독한 인권침해에 직면했다"는 표현으로 북한을 정면 겨냥했지만 이후엔 보고서에서 해당 표현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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