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세금 더 내라" 아마존 "이미 많이 내"…SNS서 '설전'
"온당한 몫 안낸다" 워런 주장에 "수년간 법인세만 수십억 달러" 반박
워런 "오만한 빅테크 박살 내겠다" 아마존 "정치인 비판 못하게 하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기술기업 '역외탈세' 문제를 지속해서 비판해온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과 아마존이 트위터에서 맞붙었다.
26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설전'은 워런 의원이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발단됐다.
전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를 담은 해당 영상에서 워런 의원은 아마존 등이 세법을 교묘히 이용해 내야 할 만큼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영상과 함께 올린 트윗에서 "아마존 같은 거대기업들이 주주에게는 어마어마한 이익이 났다고 보고하고는 (세법상) 허점과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킴벌리 클라우싱 재무부 부차관보는 청문회에서 아마존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400억달러(약 45조2천600억원) 수익의 4.5%만 세금을 내 실질 법인세 부담률이 법인세율 21%에 크게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워런 의원이 영상을 올리고 수 시간 뒤 아마존이 트위터 공식계정 '아마존뉴스'를 통해 주장을 반박했다.
아마존은 워런 의원에게 "세법은 당신이 만들고 우리는 그저 따르기만 한다"라면서 "당신이 만든 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면 된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 사실을 제시하겠다"라면서 지난 수년간에만 법인세로 수십억달러를 납부했고 작년엔 연방정부에 내는 법인세로 17억달러(약 1조9천235억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은 지난해 주(州)·지역정부들이 걷은 판매세가 180억달러(약 20조3천670억원)에 달한다고도 강조했다.
아마존은 2010년 이후 미국에 3천500억달러(약 396조250억원)를 투자하고 작년에만 일자리 40만개를 창출했다고 주장하면서 "세법을 손보는 작업 중에 연방 최저임금도 15달러(약 1만6천973원)로 높여주면 안 되느냐"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인력난 등에 지난 2018년 임직원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렸다.
현재 시간당 7.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두 배인 시간당 15달러로 올려도 부담이 없는 아마존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전면광고를 실어 가며 최저임금을 높이자고 주장해왔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최저임금 인상안을 포함하려 했으나 상원에서 제동이 걸려 무산됐다.
워런 의원은 아마존의 트윗에 "내가 (세법상) 허점을 만든 게 아니고 당신들, 당신들의 변호사와 로비스트 군단이 이를 이용했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당신(아마존)이 온당한 몫을 내도록 싸우겠다"라면서 "당신들의 노조파괴와도 싸우고 오만한 트윗으로 상원의원을 괴롭힐 만큼 빅테크 기업이 권력을 가지지 못하게 박살 내도록 싸우겠다"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하는데 최근 노조설립 움직임이 나타났다.
아마존은 워런 의원의 응수에 "미국에서 가장 힘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 방금 자신을 더 비판하지 못하게 미국기업을 부수겠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워런 의원은 지난달 말 순자산이 5천만달러(약 565억7천만원) 이상인 가구에 연간 2%, 순자산이 10억달러(약 1조1천315억원)가 넘는 가구엔 3%의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세계 최고 부호로 자산이 1천790억달러(약 202조5천억원·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달하는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는 54억달러(약 6조1천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워런 의원은 전날 법인세 하한을 설정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