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견서 북한 답변 미리 적어온 바이든…카메라에 포착
북한 질문 예상하고 참모진과 사전 논의로 답변 요약해 온 듯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북한 질문을 예상하고 미리 답변을 요약해 적어온 수첩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첫 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약간 고개를 숙이고 준비된 문구를 읽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1718호 위반이고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와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북한이 긴장 고조를 택하면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지만 비핵화의 최종 결과를 조건으로 하는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도 준비돼 있다는 언급도 했다.
AP통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답변이 수기로 요약돼 수첩에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첩에는 '유엔 결의 1718호 위반, 긴장 고조 택하면 상응 대응,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도 준비'라고 손글씨로 적혀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메모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사진에서 수첩이 절반만 나와 아랫부분에 어떤 내용이 더 적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과 관련해 준비한 답변은 사진에 나온 부분이 거의 전부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미리 외교안보 참모진과의 논의를 통해 메시지를 정리, 수첩에 기록해온 셈이다.
북한의 도발에 경고하면서도 외교의 문을 열어놓는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있어 실수가 없도록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첫 회견에서 각종 국내 현안과 대외전략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을 예상하고 답변을 정리해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 관련 질문 말고도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읽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보수매체 폭스뉴스는 이런 사진들을 모아 '컨닝페이퍼'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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