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산상·IAEA 사무총장 회담…후쿠시마 원전 폐로 협력 논의
日, 오염수 처분 방침 결정 후 환경 모니터링 지원 등 요청
그로시 "전폭적인 협력·계속 지원 의사" 밝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의 처분 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전폭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후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장관)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10주년을 계기로 그로시 사무총장과 화상 회담을 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가지야마 경산상은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향후의 폐로 작업과 관련한 일본 국내외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IAEA가 계속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히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 처분 방식에 관한 일본 정부의 기본방침이 결정된 후에 IAEA가 '점검 임무단'(리뷰 미션)을 파견하고 환경 모니터링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가지야마 경산상이 제안한 3개 분야에서 전폭적으로 협력하고 계속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신뢰 조성과 투명성 확보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지야마 경산상과 그로시 사무총장 간의 이날 회담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분 방식을 머잖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냉각장치 고장으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녹아내린 원자로 격납용기 내의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섞이면서 방사능 오염수를 계속 만들고 있다.
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현재 하루 140t가량씩 불어나는 오염수를 핵 물질 정화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다.
이미 124만t을 넘어선 이 오염수(일본 정부는 처리수라고 부름)에는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 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 되면 총 137만t 규모의 저장 용량이 포화상태가 되고, 폐로 작업 공간도 확보해야 하는 점을 들어 육상 보관 중인 오염수를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운영했던 전문가 소위는 작년 2월 정리한 최종 보고서에서 해양방류를 유력한 안으로 제시했다.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은 해양방류안을 확정하기 위해 지역 주민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왔지만 강한 반발에 직면해 최종 결정을 미뤄 놓은 상태다.
작년 2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했던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염수 해양방류가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 관행에 부합하고, 전 세계 원전에서 비상사태가 아닐 때도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일본 국내외에서 반대론이 강한 해양방류 방식의 오염수 처분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