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기대에 부응 못한 장남 찰스 왕세자에 늘 좌절"
왕실 전문가, 방송 다큐멘터리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엘리자베스 2세(94) 영국 여왕이 장남인 찰스 왕세자(72) 때문에 항상 좌절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실을 다룬 새 전기 '마지막 여왕'의 저자 클라이브 어빙은 21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채널4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사랑, 명예 그리고 왕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어빙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장남인 찰스 왕세자를 정말 이해하지 못했고 찰스 왕세자에 당황했다"며 "찰스 왕세자는 여왕이 기대하는 책무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찰스 왕세자는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다.
어빙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그동안 찰스 왕세자보다 차남 앤드루 왕자(61)를 향해 많은 애정을 드러냈다.
영국 왕실 전문 잡지인 '매저스티'의 편집자 잉그리드 시워드도 채널4 다큐멘터리에서 찰스 왕세자와 앤드루 왕자 형제의 성격이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시워드는 앤드루 왕자에 대해 "그는 자기가 원할 때 시끄럽고 거만하면서 매우 멋지게 보였다"며 "그는 자신의 아버지(필립공)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앤드루 왕자가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헬기를 직접 조종하는 등 해군에서 적극적으로 복무해 자랑스러워했다는 게 시워드의 설명이다.
그러나 앤드루 왕자는 영국 왕실을 곤혹스럽게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앤드루 왕자는 2019년 11월 자신에게 제기된 '성 접대' 의혹에 책임을 지고 공무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앤드루 왕자는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보낸 10대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으로 영국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다큐멘터리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여동생 마거릿 공주(2002년 사망)의 스캔들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마거릿 공주는 1950년대 중반 왕실의 시종 무관인 이혼남 피터 타운센드와 결혼 의사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그동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여동생과 이혼남의 결혼을 막으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큐멘터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마거릿 공주의 결혼식에 대해 당시 영국 총리 앤서니 이든과 합의했다.
그러나 마거릿 공주가 타운센드와 연애를 끝내면서 이들의 결혼도 진행될 수 없었다고 채널4는 설명했다.
또 채널4는 다큐멘터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99)이 영국 군주제의 현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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