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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소녀상 앞서 "애틀란타 총격 사망 애도"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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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소녀상 앞서 "애틀란타 총격 사망 애도" 집회
"아시아인 인종차별·성차별 중단" 촉구…1분 묵념
지역주민 "평화의 소녀상 우리 지역 풍부하게 하는 원천"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비록 인종차별로 인한 증오범죄라는 사실을 미국 경찰은 부인하고 있지만, 애틀랜타에서 살해당한 8명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1분간 묵념하겠습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코리아협의회 주최로 열린 시민 이야기 한마당은 애틀랜타 총격 사망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소녀상과 함께한 감동적인 경험이나 인종차별 사례를 이야기하는 이 날 행사는 세계 인종차별 철폐 주간을 맞아 코리아협의회를 비롯해 독일 베를린 26개 시민단체 연합체인 인종차별 철폐 공동행동이 마련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독일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소녀상 앞에 국화 8송이를 차례로 헌화하며, 애틀랜타의 총격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인근 주민 주잔네 란도씨는 "인종차별주의가 항상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다뤄지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 집회에 참여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처음에 신문에서 읽었고 철거돼 더 볼 수 없게 될까 봐 서둘러 자전거를 타고 왔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후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토론했다. 처음에는 성차별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참 다양한 문제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한민족 유럽연대 최영숙 대표는 "매주 1∼2차례 나와 소녀상 주변 정리를 하며 지키고 있다"면서 "소녀상은 만남의 장소이자 고발의 장소 등 어마어마한 장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는 일본인 활동가와 함께 소녀상 주변 정리를 하고 있는데 한 남성이 우리를 공격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그러자 주변의 주민들이 모두 모여 그 사람에게 "꺼지라"고 외치며 우리와 소녀상을 보호해줬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소녀상 인근에 18년째 살고 있다는 코르둘라 바이텐하겐씨는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지역을 풍부하게 하는 원천"이라면서 "소녀상은 우리에게 도전이기도 하다. 주민신문에 소녀상에 관한 내용을 다뤘고, 많은 토론을 했는데, 한 번도 부정적인 말을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코리아협의회 활동가 얀은 "소녀상 주변에 무슨 일이 있으면 주민들이 즉각 전화해 알려준다. 하루는 트럭이 와서 소녀상 옆에 주차하니 "소녀상을 가져가려 한다"고 전화가 오기도 했다. 사실은 다른 짐을 내리러 온 트럭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날은 소녀상에 산타 모자를 씌워주고 사진을 찍으려 하고 있는데, 한 여성 주민이 오더니 '아니 이게 뭔지 모르냐. 어떻게 서양의 상징을 여기다 씌우려 할 수 있냐'고 항의해 민망해하며 다시 모자를 벗긴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야기 한마당에는 50여 명이 참가했다. 추운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발언을 경청했고, 끝날 때마다 손뼉을 쳤다. 발언자 중에는 소녀상과 함께했던 감동적인 순간을 떠올리며 목이 메는 이들도 있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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