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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日위안소 상하이 '다이살롱' 재개발…'역사 증거'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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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日위안소 상하이 '다이살롱' 재개발…'역사 증거' 사라지나
일본군 '세계 최초 위안소' 있던 곳…역사학자들 "보전해야 할 곳"
주민 보상·이주 절차 시작…연내 개발 본격화 관측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인 1932년 1월, 중국 상하이(上海)의 일본군이 훙커우(虹口)구의 한 2층 서양식 벽돌 건물에 '다이살롱'(大一沙龍)이라는 해군 장교 전용 클럽을 차렸다.
프랑스 상류층 사교 모임인 '살롱'이라는 고상한 이름을 붙였지만 이곳은 사실 일본군이 최초로 점령지에서 운영한 '위안소'였다.
1945년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망 때까지 다이살롱이 운영되던 이 건물은 일반 주거 용도로 바뀌었지만 지금껏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역사의 증거물로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 왔다.
하지만 다이살롱이 건물 일대의 노후 주거지 재개발이 시작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중요한 증거물 하나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역사학자들은 상징성이 매우 큰 이 건축물만큼은 온전히 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21일 연합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상하이시 훙커우(虹口)구는 노후 주거지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다이살롱이 있던 건물을 포함한 일대 지역 재개발 절차에 정식으로 들어갔다.

훙커우구는 지난 12일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가구별 보상액을 산정할 감정 평가 기관을 선정했다.
160여 가구 대상 감정이 마무리되면 개별 보상과 이주 절차가 곧바로 시작될 예정이어서 연내 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이살롱 건물에 사는 주민 중 일부는 벌써 이사 채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19일 다이살롱 건물 마당에서 만난 주민 루(陸·66)씨는 "5월까지는 보상이 다 끝나 이사를 나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상하이 근교에 이사할 집을 정해 놓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곳 주민들도 다이살롱 건물을 포함해 일대가 어떻게 개발될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
다이살롱 건물에 사는 부모님을 찾아뵈러 왔다는 한 중년 남성은 "재개발로 주민들이 나가야 하는 것은 알지만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른다"며 "아마도 여기 있는 낡은 건물들을 허물고 상품방(상업용 주택)을 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이살롱은 세계 최초로 들어선 일본군 위안소였다. 또 가장 오래 운영된 일본군 위안소이기도 했다.

일본군은 1932년 1월부터 1945년 8월 2차 세계대전 패전 때까지 이곳에서 일본군 장교를 위한 위안소인 다이살롱을 운영했다.
전문가들은 다이살롱이 일본군 위안소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큰 역사적 의의가 있기에 이 공간을 잘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한다.
쑤즈량(蘇智良) 상하이사범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이살롱 위안소는 1932년부터 1945년까지 14년 장기간 운영되면서 많은 중국, 한국, 일본 여성들이 피해를 겪은 역사적 증거물"이라며 "악명 높은 일본군 성노예 제도가 여기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 유적을 보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쑤 교수는 다이살롱이 일본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운영한 위안소라는 사실을 밝혀낸 중국의 일본군 위안부 연구 권위자다.
일제강점기 해외 사적지 연구에 천착해온 김주용 원광대 교수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이살롱은 일본이 1932년 상해사변을 일으켜 본격적인 중국 침략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군인들의 성적 욕구를 해소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관여해 세운 위안소라는 점에서 이 건물의 보전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처럼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려는 이들을 반박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가 사람의 증언과 당시의 공간"이라며 "공간이 사라져버리면 기록의 힘도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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