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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아시아 여성은 차별·폭력에 '가장 약한 고리'
"저임금 서비스직 최전선"…CNN, 애틀랜타 참사 조명
"아시아 인종차별에 여성혐오 폭력까지 이중굴레 신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애틀랜타 연쇄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이 숨진 충격적 사건으로 그간 아시아계 여성들을 겨냥해온 차별과 폭력의 실상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사건 발생 이틀째까지 희생자들의 신원이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아시아계 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경제적, 사회적 사각지대에 내몰려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심층 분석 기사에서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 성차별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게 된 계기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진단했다.
미 역사 전반에 걸친 제도적, 법적 장치가 이러한 유해한 인식들을 공공연하게 퍼트렸다는 게 '아시아계 미국인 페미니스트 모임' 공동대표인 레이첼 궈의 지적이다.
우선 1875년 제정된 이른바 '1875 페이지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민 제한을 골자로 한 이 법은 알게 모르게 중국 여성을 잠재적 성매매 여성으로 낙인찍는 듯한 인식을 남겼다고 궈 대표는 꼬집었다.
미군이 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아시아 여성을 향한 비뚤어진 인식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궈 대표는 주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인식이 깊고 넓게 뿌리 내린 탓에 아시아계 여성은 구조적으로 경제적, 사회적 약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미 여성 법률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시아계 여성은 장기 실업 근로자 중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수많은 아시아계 여성은 미용실, 식당 같은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미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여성 포럼' 관계자는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아시아계 여성은 서비스 직종의 최전선으로 내몰려 왔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 진전 아시아계 미국인' 관계자는 "이번에 희생된 아시아계 여성은 극도로 취약하고 임금이 낮은 직종에서 일해왔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여성혐오, 구조적 폭력, 백인우월주의가 거론되는 와중이었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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