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멈춰라"…애틀랜타 총격에 미 각계각층서 애도·분노
바이든 "아시아계 걱정 알아", 오바마 "반(反) 아시안 폭력 우려"
흑인인권단체, 연예·스포츠계서도 잇단 성명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한인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희생자를 낸 17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과 관련해 미국의 각계각층에서 애도와 함께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기가 무엇이든지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를 향해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서 있고, 이 사건이 모든 사람을 얼마나 놀라게 하고 충격에 빠뜨렸는지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아시아계와 연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총격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일 직면하는 두려움과 공포를 더욱 키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잔인한 행위"라고 규탄하고 "온 나라가 함께 '아시아인 증오를 멈추라'라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를 규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총격범의 범행 동기가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 희생자들의 신원은 반드시 멈춰야 하는 반(反)아시안 폭력의 우려스러운 증가를 부각해준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맞서 싸우는 동안 우리는 미국에서 더 오래 유행병처럼 번졌던 총기 폭력을 계속 무시해왔다"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애틀랜타의 끔찍한 총격으로 사망하고 다친 분들의 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며 "지난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폭력의 증가는 더욱 커지는 위험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흑인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는 "증오와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라며 "전 세계 가족의 일원인 아시아인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연대의 뜻을 표했다.
미국의 50개 흑인 커뮤니티 연합 단체인 '흑인 삶을 위한 운동'(M4BL)도 "우리는 아시아계 미국인과 아시아 이민자들의 삶, 그들의 기여를 약화하려는 해롭고 부정확한 이야기들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배우, 스포츠 선수들의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계 배우 겸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는 "화가 난다. 이건 테러리즘이다. 증오범죄다. 우리를 살해하는 것을 멈춰라"라고 호소했다.
역시 한국계 배우인 대니얼 대 김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인종이 '당신이 마음에 증오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당신 역시 문제의 일부'라는 단순한 사실보다 중요하지 않다"며 "도울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가하게 앉아있는 이들이여, 당신들의 침묵 역시 공모다"라고 말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만계 농구 선수 제러미 린은 트위터에 "나의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에게, 당신은 사랑받고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함께 일어서 변화를 위해 싸우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희망을 잃을 수 없다!"고 적었다.
린은 지난달 27일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경기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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