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덴뷔르템베르크·라인란트팔츠 주의회 선거 녹색당·사민당 승리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올해 '슈퍼선거의 해'의 막을 여는 독일 주의회 선거 2곳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독일 여당 연합이 참패했다.
독일이 올해 16년만에 메르켈 총리를 뒤를 이을 총리를 선출할 연방의원 선거를 앞둔 가운데, 그 전초전 격인 주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역대 최대의 패배를 한 것이다.
여당 내부에서는 한때 여당의 표밭이었던 이들 주에서의 참패를 재앙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은 전했다. 이같은 결과에는 대연정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과 마스크 스캔들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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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치러진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이 32.6%를 득표해, 24.1%를 득표한 기독민주당(CDU)을 누르고 압승했다.
5년전만 해도 녹색당의 득표율이 30.3%, 기민당은 27.0%였던 데 비해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어 사회민주당(SPD)은 11.0%, 자유민주당(FDP)은 10.5%,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9.7%, 좌파당 3.6%를 각각 득표했다.
이에 독일 16개 주총리 중 유일하게 녹색당 소속으로 10년째 집권중인 빈프레트 크레취만 현 주총리가 다시 연정을 꾸리게 된다.
크레취만 주총리는 "기후변화를 제한하고, 경제구조 변화를 완료하고, 경제적 결속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라며 "내 모든 경험과 열정, 실행력을 다해 이 도전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녹색당이 이번에 집권하면 현행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흑·녹연정에서 벗어나 사민당, 자민당과 각각의 정당상징색에 따라 빨·노·초의 신호등 연정을 구성, 주 정부를 운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크레취만 주총리는 "이번 선거결과는 새로운 주정부를 구성하라는 지시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득표율 순서에 따라 각 정당과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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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란트팔츠주의회 선거에서는 사민당이 35.7%를 득표해, 27.7%에 그친 기민당에 압승했다. 5년전에만 해도 31.8%였던 기민당의 득표율은 급격히 추락했다.
이에 따라 사민당 소속으로 8년째 집권 중인 말루 드레이어 현 주총리가 다시 연정을 꾸리게 된다.
드레이어 주총리는 선거전에서 기민당을 추격하는 처지였고, 2주전에야 역전에 성공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표차로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드레이어 주총리는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며 "매우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선거에서 녹색당은 9.3%,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8.3%, 자민당 5.5%, 좌파당은 2.5%를 각각 득표했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는 사민당, 자민당, 녹색당으로 구성된 신호등 연정이 16개주 중 유일하게 5년째 주정부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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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론조사연구소 칸타가 빌트암존탁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주 기민·기사당연합의 전국 지지율은 31%로 떨어졌다. 올해 초만 해도 35%를 상회하며 40%를 넘보던 지지율은 지난해 3월 21일 이후 거의 1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는 여당연합내 연방의회 기사당 원내부대표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공공발주 물량을 중개하고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은 데 이어 기민당 소속 연방의원이 중국산 마스크를 중개해주고 수수료를 챙긴 이른바 마스크스캔들로 두 의원의 사퇴와 탈당이 이어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녹색당은 19%, 사민당 16%, 극우당 11%, 자민당과 좌파당은 각각 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10일 2천378명에게 이번 주 일요일이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물은 결과다.
독일은 올해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회와 라인란트팔츠주의회를 시작으로 작센안할트주(6월6일), 연방하원·베를린시·메클렌부르크포폼메른주·튀링엔주(9월26일) 등 연방하원과 주의회 선거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새 연방하원은 16년 만에 메르켈 총리를 이을 새로운 총리를 선출한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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