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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금리인하요구권 누린 고객 수천명 차이…수용률 격차 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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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금리인하요구권 누린 고객 수천명 차이…수용률 격차 커(종합)
은행들 금리인하 대상 고객에 안내 '소극적'…당국 "상반기 개선안 마련"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대출 후 신용이 개선된 고객들이 은행에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이용해 5대 시중은행에서 작년 1∼10월 대출이자 절감 혜택을 본 고객이 2만9천명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은행별로 금리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는 적게는 2천명에서 많게는 9천여명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또, 5대 시중은행 중 3곳은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를 수용한 비율이 절반에 못 미치거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과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으며, 상반기 안에 은행들이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안내를 고객에게 더 적극적으로 하도록 하는 내용을 비롯한 '통일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 은행별 금리인하 혜택 고객수·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에 '큰 격차'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0월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는 총 2만9천118명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9천3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은행 7천63명, 국민은행 5천912명, 우리은행 4천877명, 하나은행 1천932명 순이었다.
이들 고객이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아낀 이자액은 총 256억원이었다. 이는 금리인하 적용 시점의 대출 잔액에 대해 인하된 금리로 1년간 대출을 이용할 것을 전제로 추정한 금액이다.
5대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수용건수/신청건수)을 보면 NH농협은행이 96.4%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72.7%, 하나은행 53.2%, 국민은행 46.7%, 신한은행 43.2% 순이었다.
다만 금감원은 "수용률을 계산할 때 적용한 '신청건수'에 대한 통계 집계 기준이 은행마다 서로 달라서 수용률을 계산할 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어느 은행의 수용률이 높고 낮은지 일률적인 비교가 가능하도록 통계 집계 기준을 통일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은행 설명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신청 건수'를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모든 사람으로 적용해 수용률을 구했고, 하나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뒤 서류 접수까지 완료한 사람만 '신청 건수'로 쳐서 수용률을 계산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사람 중에서 신청 대상이 아닌 사람과 신청 후 철회·취소한 사람을 뺀 뒤 이를 '신청 건수'로 쳤고, 농협은행 역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사람 중 신청 대상이 아닌 사람을 가려낸 뒤 '신청 건수'로 쳤다.
금감원은 "2019년 6월 금리인하요구권 법제화 이전까지 금리인하요구권이 은행 자율로 운영됨에 따라 명확한 통계 집계 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은행 간이나, 같은 은행이더라도 연도별로 실적 간 차이가 발생했다"며 "일관성 있는 통계 집계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시중은행들, 대출 약정 때 금리인하요구권 설명 수준
금리인하요구권은 2019년 6월 법제화된 이후 이전보다 활성화되긴 했으나, 주요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고객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객이 대출을 약정하거나 연장, 또는 조건 변경을 할 때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설명하는 수준에 그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은행별로 금리인하요구권을 고객에게 어떻게 안내하는지 현황을 묻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공통으로 "대출 신규, 연장, 조건 변경 시 가계대출상품설명서에 금리인하요구권이 표시돼 안내된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들은 "1년 초과 장기대출의 경우는 연 1회 문자메시지로 안내가 나간다"(우리은행), "금리인하요구권 대상 상품을 보유한 고객들에게 일괄적으로 대출 신규 이후 5개월마다 문자로 안내하고 있다"(농협은행)고 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대상 대출에 대해 '미스터리쇼핑'을 정기적으로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는 2019년 3분기부터 분기마다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변경된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알림을 모바일 앱 '푸시'로 보내는 등 훨씬 적극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
또, 모바일 앱을 통해 내 신용점수 상승과 대출 금리 인하 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 이자액 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는 작년 한 해 9만명으로 5대 시중은행을 합친 인원을 크게 웃돌았다. 작년에 9만명이 아낀 이자액은 총 30억원이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연합회, 18개 국내 은행들과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고객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를 내실화하기 위해 은행이 전 대출 기간에 주기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안내하거나 신용 점수가 오른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알리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
원칙적으로 차주의 신용 상태 개선이 있다면 별다른 제한 없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 심사 결과를 통보할 때 상세한 설명을 담는 방안 등도 논의 중이다.
금감원은 "금리인하요구권 법제화 이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개선하고자 TF를 구성했다"면서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설명 내실화, 심사 결과 통보 서식 개선, 통계 기준 정비, 공시 방안 마련에 대해 논의해 상반기에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은 "최근 은행의 금리가 오르면서 특히 서민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서민부담을 낮추기 위한 금융당국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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